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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Aug 15. 2022

쳇바퀴 도는 사업자

워커홀릭 직장인이 사업을 하면 워커홀릭 사업자?

브런치에서 제일 먼저 작성한 글의 제목이 쳇바퀴 도는 직장인입니다. 2016년 9월에 작성했으니 6년 넘게 다닌 개발 회사를 퇴사하기 직전이나 직후에 작성한 글이겠네요.


https://brunch.co.kr/@sosoceo/1

퇴사를 하기 전에는 당연히 매일매일 출근하고, 야근하고, 퇴근하고, 잠자고, 다시 출근하는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사업을 해보기는 했지만 어떠한 결과도 남기질 못했고, 결국 역량과 돈을 모으면서 퇴사와 사업을 준비할 목적으로 입사한 회사. 내 일을 만들어서 사업으로 하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래서 현실과 타협을 한 선택이었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회사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6년 동안 쳇바퀴를 돈 겁니다. 그렇게 될 걸 알았지만 힘들지 않고, 또 가끔은 열정적으로 회사의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의 신사업 관련 일을 주로 했기 때문에 개발/기술적으로 배우는 게 많았기 때문이고, 사람들도 좋았고, 사회에서 나도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분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것들도 저에게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는 자극제가 되지 못했고, 결국 처음 입사했을 때 생각했던 퇴사를 했고, 지금까지 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136

사업을 하면 제 삶이나 하는 일 자체가 더 쉬워질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힘들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 잘못 생각한 게 있었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2016년 9월, 퇴사 전후로 제가 작성했던 글의 제목이 "쳇바퀴 도는 직장인"인 거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당시에 저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쳇바퀴를 돌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금 퇴사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소소하지만 주변에 사업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유지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절대 다시 회사로 돌아갈 생각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상황입니다.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고, 나름 자부심도 있으며, 보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쳇바퀴도 돌고 있다는 게 약간의 문제입니다. 게다가 그 쳇바퀴의 정도는 직장인일 때보다 더 단순하고 맹목적입니다.


직장인 :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자고, 출근...

사업자 : 일하고 자고, 일하고 자고, 일하고 자고, 일하고 자고...


물론 제 워커홀릭 성향으로 인해 이런 일상이 반복되고 있을 확률이 99% 이상입니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제가 제 상황을 보면 굳이 이렇게 일하고 잠만 자면서 살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꿈꾸는 '원하는 곳에서 일하기', '저녁이 있는 삶', '출퇴근 없는 삶',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기', '디지털 노마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저는 분명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하고, 여유를 부리거나 나태해지면 안 된다는 압박 때문에 차마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오고 있는 거라서 퇴사를 하고, 사업이 어느 정도 안착이 된 지금에도 쉽게 버릴 수가 없습니다. 결국 회사에 다닐 때는 회사라는 이유로, 내 사업을 할 때는 내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저는 첫 취업을 한 시점에서 지금까지 계속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겁니다.


당황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퇴사하고 사업을 해온 지난 6년이 후회스럽거나 자괴감이 든다... 그런 건 아닙니다. 후회, 자괴감이라는 단어는 제가 퇴사하지 않고, 계속 회사를 다닌 상태로 6년이 지났다면 사용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절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가 쳇바퀴를 돌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제 일을 하며 쳇바퀴를 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의 쳇바퀴는 반드시 탈출을 해야만 하는 대상이었지만 내 사업의 쳇바퀴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반성이나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자기 최면이 아니라 그저 재미있는 글의 소재를 찾아서 쓰고 있을 뿐입니다.


'요즘 쳇바퀴를 돌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도 쳇바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거 같은데?'

 

오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니 "쳇바퀴 도는 직장인"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이 있었고, 게다가 그 글이 제 브런치의 첫 번째 글이었던 거죠...!! 이렇게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이렇게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내 사업은 그대로 있고, 나만 어떻게 변해볼 순 없나?'


이런 긍정적인 생각도 있고...


'계속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이런 부정적인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는 계속 사업을 할 겁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일만 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이런 시점을 계기로 뭔가 다른 여지를 만들거나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해서, 결정하고, 실행을 합니다. 사업도 이런 식으로 하면서 지금의 상황까지 온 것처럼 제 개인적인 삶도 이런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방치만 한 건 아니네요 

사업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까칠해지고, 언행도 공격적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그러면서 제 상황을 방치만 해 온 것도 아니네요. 사업을 하면서 단순 반복적인 일이고, 생산적이지 않은 일이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은 직원한테 넘겼습니다. 이때 그 직원한테 일을 넘기고 확보한 제 개인적인 시간을 또 다른 일을 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저는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직원한테 넘긴 일보다는 스트레스나 업무의 강도가 덜 하고, 시간 대비 수익이나 제 개인적인 발전에 있어서는 훨씬 더 좋은 일들만 하고 있습니다. 쳇바퀴를 계속 돌리고 있다는 것보다 이런 거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저입니다. 당연히 제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는 덜 하고, 기분 좋게 할 수 있고, 매일 기다려지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시간적으로 더 여유도 생겼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또 유지되고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저도 모르는 사이 제 전반적인 삶이 아주 조금은 더 여유롭게 변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저는 제가 목표로 했던 제 사업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쳇바퀴에서 돌고 있지만 직장인으로 회사에 있으면서 쳇바퀴를 돌리던 때와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다급하지 않고, 기꺼이 즐겁게 할 수 있고, 대부분의 걸 내가 직접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쳇바퀴를 그만 돌리고 싶을 때 그만 돌릴 수도 있습니다.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것저것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사업으로써 하려는 것들이 단순히 돈이라는 기준으로만 '한다/안 한다'를 결정하지는 않을 겁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돈은 당연히 고려해야 되지만 그 돈보다 앞서서 '나' 기준으로 이것저것 고려해 본 후에 해도 되겠다 싶으면 그 이후에나 돈을 따져 보는 식이 될 겁니다. 돈만 생각한다면 할 수 있는 건 많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하며 돈을 버는 거고, 그 사업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그러니 내 개인적인 시간, 여유 혹은 일을 하게 됨으로써 받게 될 스트레스, 압박 등을 고려하며, 회사에서 흔히들 말하는 워라벨, 복지 등을 사업하면서도 스스로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새로운 것들을 하며, 매출은 늘리면서 내 개인적인 시간이나 효율도 함께 늘릴 겁니다.

기존에 하고 있던 것들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위의 것들을 함에 있어서 새로운 걸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해 보려고도 합니다. 


앞으로 또 6년의 시간이 지났을 때쯤 저는 어떤 글을 쓰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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