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는 스타트업이 많은 이유
SI 개발 중소기업을 퇴사하고, 스타트업 회사 몇 곳에서 관리자로 일을 하면서 왜 그렇게 망하는 회사가 많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많겠지만 제가 확실하게 알게 된 이유는 스타트업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규모를 키우고, 일을 벌이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아슬아슬하게 사업을 할까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스타트업 대표님들만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곳에서도 일을 해보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 그냥 이렇게 사업하는 곳을 스타트업이라고 하는 거네...
http://www.podbbang.com/ch/1780825?e=24524271
그들의 경영 방식에 대해 제가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할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망할 각오하고, '모 아니면 도'의 정신으로 사업을 하는 게 스타트업인 겁니다. 너무 당연하게도 그에 대한 결과로 엄청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이 조용히 사라졌을 겁니다. 스타트업 회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하길래 제가 이렇게까지 말을 하는 걸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남의 돈으로 당장 돈 벌 생각은 안 하고 일만 벌이는 식입니다.
돈이 없으면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돈 때문에 망하지 않도록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성장이 더디고, 크게 발전하기도 어려우며, 어떻게 크게 발전한다고 해도 정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돈을 무한정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금전적인 상황에 맞춰서 사업을 하면 동네에서 그저 그런 가게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인건비, 월세, 세금 내고 나면 크게 남는 게 없는 그런 상황만 반복이 되겠죠. 사업을 시작하고 불과 얼마 전까지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확실하다면 빚이라는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겠지만 뭐 하나 확실한 게 없었고,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대부분 그렇지 않았으며, 심지어 지금 사업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제가 계획했던 것들도 아니라 우연히 찾아낸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식으로 불확실하게 때문에 내 역량과 사정 내에서 버티고 버티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가는 식으로 지금까지 사업을 해왔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퇴사를 하고 사업을 하는 것도 대부분의 직장인들 기준으로는 매우 부담스러운 리스크이지만 사업자 중에서도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더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거 같습니다. 오직 자신의 아이템과 실행력, 추진력, 능력, 그리고 결과로만 평가를 받으며, 남이 주는 투자금만으로 절별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회사 경영을 합니다. 더 무서운 건 당장 수익보다는 일 자체를 키우는 거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투자금을 다 사용하기 전에 결과를 내야 하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추가 투자금을 또 받아야 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회사가 망하는 겁니다. 일이 되게 하고, 더 많은 것들을 해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고용을 해야 하고, 고용한 직원들이 일 할 사무실도 필요하고, 밥도 사줘야 되고, 한 번씩 회식도 시켜줘야 됩니다. 대표는 매일매일 돈에 시달릴 겁니다. 뭔가 하나라도 삐끗하면 "회사가 망하네 마네"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리스크를 감수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도 스타트업 방식의 경영은 저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퇴사를 하고,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거 자체도 큰 리스크를 감수한 거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정도는 스타트업 회사의 대표님들과는 비교 불가였습니다.
남들이 하는 방식대로 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남들이 하는 방식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저는 저한테 맞는 방식대로 사업을 할 거고, 스타트업 방식으로 사업하는 게 맞는 분들은 그렇게 사업을 할 겁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죠. 그리고 그에 따르는 결과는 내가 책임지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으면 되는 겁니다. 저와는 잘 맞지 않지만 스타트업의 방식의 사업은 분명한 장점과 목적이 있습니다.
1. 될 수 있는 사업을 더 빠르고, 더 크게 성장시켜서 최종적으로는 최대한의 결과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 낸다.
2. 성공했을 때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남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것'들을 얻을 수 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퇴사할 때 '직장인이었을 때보다만 더 좋은 상황이면 된다'고 생각한 저와는 애초에 목표의 레벨 자체가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다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