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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Nov 19. 2022

대기업에는 미련이 있지만 취업에는 관심이 없다

대기업이 유지되는 시스템이 궁금하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2학년 전후로 취업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미래의 일이지만 취업을 하는 순간 내가 어떻게 살지가 뻔히 보였고, 그 모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개발 중소기업을 7년 정도 다녔지만 현재는 퇴사 5년 차 개인사업자입니다. 회사가 나와 맞지 않다,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여전하고, 그 생각에 맞게 현재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161


그런데 대기업에 미련이 있다는 말은 무엇일까...?


제가 노력했으면 대기업에 갈 수 있었는데 그게 이제 와서 아쉽다는 것도 아니고, 제가 대학생 때 노력을 했어도 대기업은 가지 못했을 겁니다. 이 미련은 퇴사하고 제 사업을 하면서 생긴 아쉬움, 답답함 때문입니다. 혼자 열심히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혼자서는 뭔가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고, 실제로 그런 상황입니다. 이전부터 어떻게든 나와 다른 사람, 내가 아닌 사람들과 뭔가를 해보려고 시도는 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단 하나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게 없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라고 표현은 했지만 결국 사람 때문입니다. 내 사업/내 일이 더 잘 되게 하고, 키우기 위해 내게는 없는 것을 가진 다른 사람과 함께 해서 시너지를 내고 싶은 건데 거꾸로 그 다름 때문에 갈등이나 문제/분쟁만 일어난 겁니다. 거기에 제 것을 지키려는 저도 한몫을 했을 거고요. 단 한 명의 다른 사람과 엮이기만 해도 이렇게 복잡한 문제들이 많은데 도대체 회사들은, 특히나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 수 백, 수 천, 수 만 명이 모여 있는 대기업은 어떻게 저렇게 돌아가는지가 너무 궁금한 겁니다. 제가 다니던 중소기업은 전체 직원이 50~60명 정도인 회사였는데 그 정도 규모까지 성장한 거 자체가 저한테는 신기하지만 이 회사 내에서도 그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제가 그 회사를 다닌 7년 동안 회사는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하나의 중소기업이 어떻게든 운영되고 있는 걸 직접 겪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제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문제들만 봤지 명확하게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보질 못했고, 그렇게 때문에 지금에 와서 대기업의 문화/시스템이 궁금해진 겁니다. 정확하게는 제 사업을 위해 필요한 뭔가가 있는 겁니다. 대개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모두 비슷비슷하다고들 말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은 회사도 있지만 분명 큰 회사도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있을 거고, 노하우가 있을 거고, 특징도 있을 겁니다. 

실제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일상이고, 익숙하니까 다 똑같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거꾸로 그 사람들은 중소기업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뭔가를 정확하게 알고 하는 말도 아닐 겁니다. 중소기업에 다녔던 제가 대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요. 


그런데 잠깐 생각해 보니 제가 예전부터 했던 말이 좀 웃긴 게 있네요.


"정말 큰 회사는 한 번 가보고 싶다..."


취업보다 사업을 더 선호했던 건 변함이 없었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정말 큰 회사, 이왕이면 이름 있는 회사, 더 욕심을 내면 글로벌 기업에 대한 욕심/호기심은 있었던 겁니다. 만약 제가 대학생 때 성적도 좋고, 머리도 좋고, 취업에 좀 더 유리한 상태였다면, 아니 취업에 좀 많이 욕심이 있었다면 누구나가 원하는 기업에 지원이라도 해봤을 겁니다. 일찍 취업 생각을 버렸던 건 조직 생활이라는 것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애매한 회사에서 애매한 직원으로 일하며, 애매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가 더 컸습니다. 그러느니 밑바닥으로 가더라도 애매한 거 이상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게 제 기준에서는 더 옳은 선택이었기 때문에 그렇게나 사업을 하고 싶어 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스스로 평가를 해보자면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서 여전히 애매할 수도 있고, 아예 밑바닥일 수도 있고, 제 기대 이상으로 잘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기대에서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좀 더 치고 나가기 위해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대기업이라는 곳에 있지 않을까... 이런 거겠죠...!!


조직 문화, 시스템, 비전일 수도 있고, 인프라나 인맥, 업력, 어쩌면 단순한 행운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그게 정확히 뭔지 저는 모른다는 겁니다. 그러니 제가 다녔던 중소기업처럼 현재 저도 정체되어 있는 거겠죠. 좀 심하게 표현을 하자면 제 기준에서는 쳐다도 보지 않고, 무시하던 것들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저한테 실망감도 크고, 답답하고, 자괴감도 듭니다. 와... 진짜 저런 것들 때문에 내가 이런 고생/고민을 해야 돼??? 이게 별 수 없는 제 현실입니다. 참고, 버티고, 이겨내야죠. 가끔은 무시해주고, 밟아 주기도 해야 될 수도 있을 거고...


확실한 건 제가 생각하는 그런 회사에서 저를 고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거죠 ㅋㅋ 일단 저부터 시도도 해보지 않을 거고요. 제가 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되어 있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으니까요. 특히나 제가 있는 개발 분야에서는 (일부 글로벌 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저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이 벌써 CEO나 대표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나이의 사람이 그것도 사업 5년 차에 대기업 입사라는 건 전혀 현실적인 길이 아닙니다. 대학생 때는 제 이상을 위해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지금은 그 사업이 제 현실입니다. 언제까지 이상적으로 살 수는 없는 거고, 제 결정에 책임도 져야 되고, 증명해야 될 것도 많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의 제 현실이 여전히 제 이상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계속할 수 있고, 재미도 있고, 후회보다는 만족감이 더 큽니다. 아쉬움이나 후회도 지금 제 사업을 함에 있어서 부족한 것들 때문입니다. 좀 더 잘 되고 싶은 열망이나 욕심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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