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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ul 15. 2022

퇴사하고 왜 주 5일 출근을 하고 있지?

난 분명 개인 사업자인데?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했던 이유는 어차피 힘들 거 남의 일 하지 말고 "내 일" 하면서 힘든 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보상만 받으면서 내 시간을 굳이 남한테 할애하는 것도 아까웠고요. 그런데 저는 왜 지금 주 5일 출근을 하고 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1. 내 사업에 도움이 된다

2. 남의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3. 시간 대비 금전적인 보상이 작지 않다

스타트업 회사 출근
(화/수) 09:00 ~ 18:00

이제는 2년 정도 됐겠네요. 지인의 소개로 스타트업 회사에 계약직으로 개발 관리 업무를 맡게 되었었는데 그걸 계기로 지속적으로 다른 스타트업 회사도 소개를 받아 개발 PM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라는 게 업무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라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었지만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만 출근하고 일주일 기준으로 업무 시간도 30시간 미만으로 계약을 해서 제 사업에는 크게 영향이 없습니다. 오히려 퇴사하고 사업을 하면서 지독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더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개발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높은 월급과 일을 하며 배우게 되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 만나는 사람들은 덤입니다. 


출판사 사내 교육
(월/목) 09:10 ~ 11:00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동일한 출판사로부터 사내 교육을 제안받았습니다. 교육을 시작한 지 이제 일주일 되었습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출근하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가 있기 때문에 해당 요일은 피해서 매주 월/목 오전으로 일정을 잡아서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해야 되지만 2시간만 교육하면 그 이후부터는 근처 카페에서 제 일을 하면 되기 때문에 역시나 제 사업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게을러져서 평일에 10시 넘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전에 출근을 해야 되다 보니 반 강제적으로라도 다시 부지런해졌으니 시간도 벌고, 돈도 버는 셈입니다. 그리고 교육 시작 전에 지금처럼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도 생긴 건 부가 수익입니다.  


개인 과외
(금) 13:00 ~ 15:00

위에 일들보다 훨씬 전부터 저한테 1:1 과외를 받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벌써 2년이 넘은 거 같네요. 영어 강사를 하다가 개발 분야로 이직을 계획하면서 저한테 개발 과외를 받기 시작한 분인데 개발 분야로 취업을 하고, 이직도 한 번 했는데도 여전히 저한테 매주 과외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경력과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거 같고, 그런 상황에서 최근에 이직한 회사는 사수가 없어서 저를 사수 삼아서 평일 업무 시간에 카페에서 일을 하며 저한테 과외를 받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은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저와 평일 업무 시간에 과외가 가능한 거고요 ㅎㅎ 


좀 독특한 케이스죠 ㅎ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다니면서 부사수와 일을 하는 기분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저는 그 회사의 직원은 아니라는 거... 하지만 다행히도 제가 아는 업무 분야이기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과외가 가능하더라고요. 시간이 맞으면 종종 점심도 먹고, 수다도 떨고, 그럽니다. 퇴사를 했기 때문에 겪게 되는 재미있는 상황이죠 




퇴사하기 직전, 퇴사 직후에는 제가 지금처럼 주 5일 출근할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럴 거면 굳이 퇴사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 사업의 연장선 상에 있거나 도움이 된다면 출근이라고 못하겠습니까? 이건 출근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그냥 이것도 제 일이고, 사업인 겁니다.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이나 아이디어, 자극도 받습니다. 또 스타트업이라는 개발 최전선의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리타분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도 있는데 사업을 하면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고정 수익도 생겼네요. 사업적으로 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더라고요. 힘든 것도 있지만 재미있는 것도 있습니다. 사업하면서 편하길 기대하는 게 잘못된 건데 무려 재미가 있는 일이라니?! 무조건 해야죠! 그런데 그래서였을까요? 지금 갑자기 남의 일을 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 외에도 출근은 하지 않지만 외주로 받아서 하고 있는 일도 있거든요. 제 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네요. 그렇다고 계약을 맺고 맡게 된 일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잠자는 시간, 웹툰/유튜브 보는 시간, 멍 때리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해야할 거 같습니다. 현재 기준에서는 출근하는 것도, 남의 일을 하는 것도 모두 제 사업이니까요. 남들이 볼 때는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분명 제 기준에서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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