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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Mar 23. 2023

일 한다는 핑계로 잠시 휴식

휴식 + 영업 = vacale?

어제 20:46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에 내려왔습니다. 대전으로 일종의 영업을 온 거지만 실상은 최근에 일에 집중이 되질 않아서 잠시 머리 식힐 겸 온 겁니다. 밤 10시를 넘어서 대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 가려고 했는데 아니 어떻게 된 게 네이버 지도에는 영업 중이라고 뜨는데 실제로는 모두 영업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아니 정확히는 모두 폐업한 걸로 보이더군요... 아니!!! 밤 10시이지만 그래도 일정 첫날부터 첫날부터 엄청 꼬인 겁니다... 게다가 근처에 공원이 있길래 잠깐 걷다 보니 시간은 곧 자정....


결국 대전역에서 3.6km 떨어진 곳에 운영 중인 찜질방을 찾아서 대전에서의 노숙은 피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미리 연락을 해봐야겠네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찜질방에서 눈을 떠보니 아침부터 비가 오는 겁니다... 오후 3시까지 비가 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아... 대전을 너무 쉽게 봤나 봅니다... 예전에 제주도 갔을 때도 한 번 이랬었는데... 이래서 집 떠나면 고생... 


ㅋㅋ 결국 오늘 오전 일정은 찜질방에서!! 밥도 있고, 와이파이도 되고, 씻을 수도 있고! 찜질방 자체가 좀 과하게 따뜻한 곳이라 노트북이 폭발하기 직전이지만 어쩌겠습니까... 한 번씩 아이스방 들어가 주면서 식혀줘야죠!! 찜질방 근처에 카페도 없고, 또 대부분 오전 10시 이후에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찜질방을 나가면 오늘 오전은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날릴 거 같았습니다. 9시에 주식 시장도 잠깐 봐줘야 되고, 10시에는 원격으로 수업도 하나 있거든요. 오후 1시 전에는 나가서 휴식과 함께 대전에 온 나머지 목적을 달성해야죠! 


http://www.podbbang.com/ch/1780825?e=24659859


자칭 조폭이라는 분과의 미팅

2주 전에 온라인상의 제 글을 읽고 연락을 주신 분이 있는데 다짜고짜 자기 돈 많은데 돈으로 할 수 있는 사업 뭐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말투도 좀 무섭고, 어떻게 보면 예의도 좀 없고... 뭐 그럴려니 하고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좀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했던 내용 중의 홍콩과 관련된 일이 좋아 보인다면서 이틀 뒤에 진짜로 홍콩을 가더라고요... 와... 진짜 추진력 하나는 인정... 그리고 홍콩에서 제가 아는 분과 만나서 대화를 한 후에 당일로 이번에는 마카오를 간다는 겁니다... 이 분 뭐지..? 그다음 다시 저한테 연락이 온 건 그분이 마카오에서 도박으로 3억을 날린 후였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는 큰 타격이 아니었나 봅니다. 계속 저와 사업 이야기를 하자며 대전에 한 번 오라는 겁니다. 


흠... 요즘 일에 집중도 잘 안되어서 멍 때리는 시간도 많은데 돈 3억 날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한 번 보자는 데도 있으니 한 번 가보자... 


그래서 어젯밤에 대전에 와서 3.5km 걸어서 찜질방에 오고, 아침에 찜질방에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ㅋㅋ 너무 오래 있으면 민폐이니 오전 10시에 원격으로 수업만 하고 나갈 겁니다. 식혜랑 점심 먹고..!!


솔직히 대전으로 가는 표를 끊었을 때까지도 대전에 가서 일적으로는 허탕치고 올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가을 했습니다. 만나자고 했던 분이 워낙 말도 자주 바뀌고, 어떤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막무가내로 일단 해보는 스타일인 거 같기도 하고... 제 약속을 기억이나 할지도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일단 표부터 끊은 건 제가 좀 쉴 필요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너무 적응이 되어서 동네 카페에서도 일이 잘 되지 않으니 뭐 일 한다고 앉아 있어도 실제로 하는 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표부터 끊은 겁니다. 그래도 모르니 대전으로 출발하면서 내일 약속 잊지는 않았는지 확인 문자를 보냈고, 한참 지나서야 답장이 오기는 했는데 원래 약속 시각보다 두 시간 미루더라고요... ㅋㅋ 네네 만나기만 해 주세요...


본인 말대로 진짜 조폭인지는 모르겠고, 대전에서 크게 사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일적인 대화를 해볼 수만 있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아 이런 사람도 있고, 이런 세상도 있고, 이렇게 돈 버는 사람도 있구나... 이런 새로운 생각만 하게 해 준다면 그거 자체로 썩 나쁘지는 않습니다. 물론 실제 돈이 되는 일까지 이어진다면 완전 성공이지만 뭐 하나 쉽게 되는 게 있겠습니까... 대전에 온 지 24시간도 안 됐는데 이 사이에도 계획대로 된 건 하나도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대안을 찾고, 나쁘지 않은 결과들을 하나씩 만드는 거죠. 그러다가 하나씩 터지는 거고... 그런 게 사업이죠 뭐 ㅋㅋㅋ 어쩌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게 영업인 거겠죠??? 정말 엉성하고, 계획 없고, 허술하지만 어쨌든 왔고, 돌고 돌아서 계획대로 뭔가 되고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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