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입장에서의 공간 구성
오늘 인천 송도시 공유 사무실을 보시러 오전에 한 분이 오피스텔에 방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분께 현 사무실의 공간 배치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뭔가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는데 오늘 이 분 덕분에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고민한다고 했는데 결국 저는 실제로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아닌 제 입장에서 공간 구성을 해놓았던 겁니다. 분명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까지 했는데 결국 그러지 못한 겁니다. 일단 제가 잘못한 점은 사용하실 분들의 프라이버시와 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공간의 효율성만을 중요시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제 입장에서는 프라이버시와 동선이 좀 이상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단정 지어 버렸습니다.(정확히는 그런 분들만 받으면 돼 라고 생각한 거 같습니다) 어쨌든 이런 저의 잘못된 생각을 오늘 처음 오시고 절 처음 보신 분께서 한참 동안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조언에 나중에는 제가 먼저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가신 후 바로 책상의 배치부터 바꿨습니다.
일단 일부러 고개를 돌리지 않는 한은 다른 분들의 작업을 볼 수 없도록 자리 배치를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는 없지만 사용하시는 분들께서 원하시면 파티션도 설치해드릴 겁니다. 전에는 책상 뒤에 또 하나의 책상을 같은 방향으로 배치해서 뒷 분이 앞 분의 작업 내용을 그대로 볼 수 있었는데 그런 배치를 모두 위와 같이 등을 지게 하거나 볼 수 없도록 배치했습니다.
위에 공간은 원래 여섯 자리를 배치했던 사무실인데 지금까지 위에 공간에 여섯 분을 받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상 여섯 개를 나름 배려해서 배치한다고 했는데 이 점이 많은 지적을 당했습니다. 결론은 너무 공간의 효율만을 따지고 어떻게든 여섯 개의 책상을 저 제한된 공간에 배치해야 된다는 생각만 하고 책상을 배치한 것이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작업이 눈에 다 보이고 동선이 꼬이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던 건데 저만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은 세 개의 책상만 배치하고 나머지 책상은 공용 공간으로 뺐습니다. 공용공간까지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오신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사무실을 사용하실 분들이 불편해하시면 안 되었기 때문에 애초에 제 계획을 포기하고 오피스텔의 공용공간까지 책상을 배치하기로 한 겁니다. 공용공간은 원래 모임이나 이야기할 수 있는 용도로 구성하려고 했던 곳인데 사무실로 변경이 되었네요.
원래 이 곳만 사무실로 사용하려 했기 때문에 기존 두 분의 자리는 아직 이 곳에 있지만 두 분이 원하시면 자리를 옮기시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만약 자리를 옮기신다면 이 곳의 책상 배치도 다시 할 생각입니다. 뭔가 답답한 면은 사라졌지만 책상 배치가 영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ㅎㅎㅎ
처음에 보신 공용공간을 다른 위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상 보이는 책상 수는 총 네 개이지만 사무실을 사용하실 분들이 사용할 책상은 세 개입니다. 파티션까지 설치를 하면 이 곳도 프라이버시 문제는 없을 겁니다. 게다가 공간도 훨씬 넓어졌기 때문에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공용공간에 어떤 가구를 들여놓아야 되나 하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니깐요.
개인적으로 저는 카페와 같이 오픈된 공간을 좋아하고 모르는 사람과 바라보고 있는 것도 상관없으며, 제가 작업하는 것을 누가 봐도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성향이고 대부분의 분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또 그것을 저는 오늘에서야 깨달았기 때문에 바로 위와 같이 서로 등지고 멀게 책상들을 배치했습니다. 한 팀이 사무실을 통째로 사용한다면 오히려 처음의 배치가 좋을 수 있었겠지만 개인으로 들어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배치가 맞는 거 같네요
ㅎㅎ 위의 사진에 보조 책상이 놓여 있는 자리는 처음에는 책상 두 개를 배치했었는데 지금은 텅 비어 있습니다. 아직은 뭘 두기에는 애매해서 프린터 놓는 보조 책상을 하나만 둔 상태입니다. 그리고 유리벽 건너편으로 오늘 새로 책상을 둔 공용공간이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이런 배치가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사용하실 분들 입장에서는 실용적으로 잘 배치한 거 같습니다. 저도 뭔가 찝찝했던 기분을 없앨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