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잘 되는 건 바라지도 않고, 생각대로만 돼도 바랄 게 없습니다. 현실이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건 남도 바라는 것이고, 누구도 바라지 않을 거 같은 것도 나보다 더 많이 원하는 혹은 원했던 사람이 꼭 있기 마련입니다. 결국 내가 좀 특별하거나 유별나다는 생각도 그냥 누구나 하는 일반적인 생각인 겁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남이 시키는 것을 하든, 내가 원하는 것을 하든 뭐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꼭 한 번씩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하면 결국 된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삶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
꿈은 이루어진다.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자 하나, 단어 하나에 구구절절 동의한다는 건 아니고, 결국 크든 작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야만 내가 원하거나 선택한 것을 계속할 수 있으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원하면 해야 되는 거고, 안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 되니 위의 말대로 되어야만 하는 게 맞는 거죠. 틀리지 않으니 맞는 거겠죠. 결국 될 때까지 해야 되는 거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겁니다. 정말 고리타분하고, 유치 찬란하고, 질리도록 진부한 표현들이 마구마구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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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나와 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치열하게 노력하고, 경쟁하며 살라는 거겠죠. 그렇게 하다 지쳐 쓰러질 때쯤이 되면 적선하듯이 뭔가 하나씩 실마리나 기회, 가능성, 아이디어, 혜안을 주겠다... 이거죠ㅋㅋ 이런 것마저 너무나도 간절해서 오늘도 고민하고, 갈등하고, 싸움하고, 한숨을 내쉬며 비슷한 내일을 맞이합니다.
이런 건 너무나도 숭고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서 절대 부정하거나 비난하면 안 되는 겁니다. 노력/도전/시련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누구나가 원할만 한 어떤 결과를 잡아낸 소수! 능력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운이 좋아서 일 수도 있고, 집안이 좋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결과를 잡아낸 사람을 보며 제2의 그 사람, 제3의 그 사람을 꿈꾸며 또 누군가는 또다시 한번 다음 날을 맞이합니다.
ㅎㅎㅎ 틀린 게 없는데... 싫네요. 언제 나에게 찾아올지 모르는 그 적선을 바라며, 참고/노력하는 처절함의 연속.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저한테 날로 먹으려는 거냐고 비난할 수 있겠죠. 짜증 나게도 또 틀린 말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저는 한숨 한 번 쉬며, 그건 아니라고 반박을 하겠죠.
그래 이게 맞는 거지. 그냥 열심히 해야지... 뭐 별 수 없잖아?! 더 좋은 대안이라도 있어? 아니잖아!
난 할 수 있다고 세뇌를 하며, 오늘도/내일도 아침에 이불과 싸우고, 오후에는 책상이나 지하철/버스에서 졸고, 저녁은 통장 잔고 보며 한숨을 쉽니다. 그리고 남들은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들다고 스스로 다독입니다. 직장 생활이 아무리 힘들고 짜증 나도 매월 입금되는 월급의 달콤함 때문에 퇴사할 수 없는 것처럼 지금의 나도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어떤 기회를 잡았을 때의 희열과 그 결과의 맛을 포기할 수 없어서 어떻게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나아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되돌아갈 수도 없는 외길이라서 멈춰서 좌초되거나 아플 거 알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러다가 뭔가 하나 잡아내면 그동안의 모든 과정은 아름다운 과정이었다고 포장하며 이게 인생이지, 이게 사업이지, 이 맛에 살지 하면서 혼자만의 세상에서 혼자 파티하며 좋아라 합니다. 이러라는 거죠. 치열하게 해라. 그리고 그걸 반복해라. 그럼 뭔가 하나씩 해내게 해 줄게.
누워서 입 벌리고, 그 입으로 감이 떨어지길 원하는 건 참으로 못난 행동이고, 한 여름 땡볕 밑에서 열심히 묵묵히 매일매일 삽질을 하는 건 숭고하고 배워야 되는 행동입니다. 이걸 비난하는 순간 더 큰 비난이 나에게 되돌아옵니다. 그 비난을 쏟아낸 사람들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아주 약간은 알 수 있지만 그런 생각들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게 보통의 사람 사는 사회이죠. 그저 나는 참고 또 참으며 죽을 때까지 희망찬 내일만을 바라며 살아야 되는 처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