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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Mar 26. 2017

준비만 하지 말고 못 먹어도 고

매일 가만히 점심값 벌기 #6

친구 결혼식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 식장에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신문을 보고 있습니다. 부동산이 어쩌네, 금리가 어쩌네 하면서 재테크나 새로운 투자 거리 등에 대한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아침부터 생각할 거리를 준 기사가 몇 개 있었는데 주변에 누가 뭘 해서 잘됐네 란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그걸 해보려고 공부하고 알아보며 준비만 하다가 이내 포기한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꾸준히 공부해야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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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사를 읽고 드는 생각은... 기사 내용대로 꼭 그래야만 하는 건가?


당연히 모르는 건 배워야 되고 알면 뭔가 하나라도 더 편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좀 공부하고, 알아만 보다가 여러 가지 상황이나 이유 때문에 중간에 그만둔다는 점입니다. 저와는 다르게 철저히 준비한 후에 시작해서 최대한 시행착오 없이 뭔가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말 철저하고 꼼꼼하게 준비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저는 생각하지도 또 따라 하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려는 경우는 이런 분들이 아니고 꼼꼼하게 준비를 하든, 대충 준비를 하든 그러다가 마는 경우를 말하려는 겁니다. 왕창 깨지고 실패를 하고, 좀 돌아가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일단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준비하는 과정도 분명 가치는 있지만 그 과정은 누구나가 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일단 부딪치면서 겪는 일들은 책, 인터넷, 사전 조사나 준비로는 배울 수 없는 더 의미 있고, 더 실질적인 가치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 자체도 뭔가 처음부터 혼자 다 배워서는 세상에 변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


외부 교육을 받으면서...

얼마 전 일주일 동안 빅데이터 교육을 들었습니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은 많고, 그 뛰어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혹은 만들고 있는 기술들도 너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너무 많아서 그걸 다 사용도 못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그 교육의 강사님도 이제는 새로운 걸 배우는 것에 앞서 기존에 배웠던 것들부터 먼저 버려야 된다고 말을 했습니다. 지금 새로운 것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다 구식이 되어버리는 시기인지라 기존 방식과 지식이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있어서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핫한 분야일수록 뛰어난 사람들이 모일 거고, 뛰어난 사람들이 모일 수록 이러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겁니다. 세상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기 어려운데 뭔가를 하기 전에 준비한다는 것, 더욱이 완벽한 준비가 자체가 과연 가능할까요?


베타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예전에는 여러 인터넷 서비스 명에 베타(Beta)라는 문구가 많이 붙어 있었습니다. 뭔가 완벽하지 않아서 계속 보완이 되고 있는 중인 서비스라는 의미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서비스를 혹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문제들을 찾기 위해 사용자들이 직접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문제들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인 겁니다. 그렇다면 이 베타라는 글자가 없어지면 더 이상 보완이 필요 없는 완벽한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시간이 지나고 수정을 계속하면 서비스는 안정화가 될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하 듯이 서비스도 계속 변해야 되고 사용자들의 요구 사항이나 시기에 따라서도 바꿔야 되는 내용들이 계속 발생할 겁니다. 즉, 어떤 서비스가 오랫동안 유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들이 끊임없이 바뀌어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준비를 하든 하지 않든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오늘 문제 되지 않던 것들이 내일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위험에 날 노출시키고, 그 후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은 그때그때 해결하는 겁니다. 그때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책들은 미리 준비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일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질적인 경험들이 쌓여야지만 비로소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를 할 수 있는 단계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해보는 것이 난 법입니다. 그리고 백번 듣고 시작도 안 해보는 것보다 한 번도 듣지 않더라도 깨져보는 게 뭐라도 하나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일을 저질러 놓고 문제 해결하면서 버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해결되기도 합니다. 준비만 하다 안 되겠다 싶어서 그만두면 실패하지는 않겠지만 성공할 기회는 아예 있지도 않겠지만 일단 하면 실패할 순 있겠지만 성공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뭔가 하나라도 더하게 되고 더 간절해집니다. 그리고 이 간절함이야말로 뭔가를 해낼 수 있는 큰 힘이 될 겁니다. 백날 바라고 생각하고 계획만 하지 말고 그냥 일단 한번 해보세요.


실제로 제가 지금보다 나이가 어렸을 때 벌려놓은 일들 중에는 지금의 저라면 쉽게 결정하지 못할 일들이 몇 개가 있습니다. 무모하거나 너무 생각 없이 시작한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저질러 놓은 것들 중에는 지금까지도 유지되면서 저에게 생각지도 못한 기회와 소소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소위 철이 들고, 이것저것 현실적인 고려를 많이 하기 시작하면 뭔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집니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게 아니고, 그 다름이 나에게 다른 기회를 줄 수도 있는 건데 막상 시작하기는 겁나고, 두렵고, 귀찮습니다. 신중하고 철저한 게 무조건 정답은 아닐 겁니다. 다름을 원한다면 한 번쯤은 무모한 선택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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