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가만히 점심값 벌기 #5
여기저기서 자주 듣는 용어 중에 1인 기업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1인 기업을 설명해 보자면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고, 예전에는 개인이 가질 수 없었던 것들을 활용해서 혹은 개인의 월등한 능력을 이용해서 어지간한 중소기업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단순하고 1차원적인 정의입니다) 저도 제 개인의 관심사를 이용해 수익이 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이나 통찰력, 결단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거기에 돈이나 운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러다 보니 누구는 혼자 뭘 해서 대박이 날 때 저는 아직도 열심히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제 개인적으로는 역시 혼자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시너지가 나겠구나 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개인적인 성향 상 소규모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회사에 인생에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상황 상 개인은 물론 누군가와(회사 동료들 빼고) 뭔가 해볼 생각은 상상으로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요즘 생각을 다시 바꿨는데 내가 직접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럴 수 없다면(왜? 회사를 나올 수 없어서...) 누군가한테 대가를 지불하고 일을 맡기거나 아예 고용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 저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방법으로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상황
저와 같은 상황이라 함은 저처럼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방법
일단 제가 생각한 방법은 아래처럼 바뀌어 갔습니다.
혼자 다한다 -> 소규모로 함께 한다 ->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
위에서 말한 다른 방법이 제가 생각한 방법과 완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방법도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그 다른 사람을 고용하거나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에게 돈을 투자하고 그 사람 마음대로 일을 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투자받은 사람이 돈을 다 까먹으면 투자자는 원금을 회수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라고 투자하면 안 되고 어떤 분야에서 뭔가를 해낼 수 있을 거 같은 사람한테 돈을 잃을 각오를 하고 투자를 해야 됩니다. 솔직히 말이 쉽습니다. 자신 있게 자비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퍽퍽 쓰러지는 판에 내가 아닌 남을 판단해서 투자를 한다는 건 일반 회사원으로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고, 실행하는 건 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 한 분이 벌써 두 명에게 이런 식으로 투자를 해서 수익이 나고 있다는 겁니다!
방식
위에서 투자하는 사람을 A라고 하고 투자를 받아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B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A와 B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고, 사회에 나와서 둘 다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A가 B한테 1,200만 원을 투자할 테니 B에게 모델 에이전시를 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답니다. 왜 모델 에이전시였냐면 B는 성형외과 온라인 마케팅과 수술받는 사람과의 컨택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성형수술을 하는 모델들과 잦은 만남으로 친하지는 않지만 남들은 평생에 한 명 만날까 말까 하는 모델들을 수 십 명씩 알고 있었고, 온라인 마케팅을 하면서 전문적으로 사진 찍는 분과도 알고 지냈는데 이를 안 A가 B에게 모델 에이전시를 해보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을 한 겁니다.
A가 투자한 1,200만 원의 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A가 모든 수익을 다 가지고 가고, 그 후부터는 A와 B가 수익을 4:6으로 나눠 가지는 형식이었습니다. A 입장에서는 자신이 모르는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B의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없이, 즉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수익이 나면 투자자 A보다 더 많은 비율로 수익을 가지고 가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B가 사업을 하고 싶어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특히 돈) 그러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B는 기존 회사를 다니는 와중에도 주말까지 일하면서 반년만에 1,200만 원을 회수한 후 지금은 A와 함께 수익을 나눠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 사업해야지 해야지 말은 했지만 제 옆에 이런 친구를 나 두고 또 이런 사업의 기회가 있었는데 보지도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정말 나름 충격적이었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분명 저도 B라는 친구가 모델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심지어 모델 에이전시라는 분야를 다른 지인을 통해 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말이죠. 어떻게 보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이야기는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자세나 통찰력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델 에이전시라는 분야도 누가 딱 시작하면 잘되는 분야가 아니지만 분명 B라는 친구에게는 그 분야에서 잘 될 수 있는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었고, A는 그걸 보고 사업의 기회를 포착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