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는 걸 알면서도

늘 무엇을 준비 중인 우리에게

by 소소담

전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이라는 코너를

정말 좋아했어요.

밤 12시에 자기 전,

또는 집에 터덜 터덜 오는 버스, 지하철, 길 어디든

시그널 뮤직을 들으면

오늘도 조용하게 하루가 지났구나 했죠.


그러던 어느 날,

DJ의 음악 앨범 작업으로 인해, 라디오가 한 달 뒤면 끝방을 하게 된다는 걸 들었고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인지,

뭔지 모를 배신감 때문인지

전 그 뒤로는 그 라디오를 들을 수 없었어요.

그렇잖아요, 아무리 붙잡아도 끝이 날 수밖에 없는 게 정해졌는데, 계속 좋아하는 건 조금, 내가 너무 안됐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라디오도 아닌데,

자꾸 사람들 마음 앞에서는 턱턱 막히네요.

아마도 그때 이후에

많이 후회해서가 아닐까 싶지만.


내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눈빛들,

내가 아니어도 충분히 즐거운 마음들,

내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빡빡하고 목마른 상태.

전 그런 걸 다 알면서도요,

그래도 잘 놓아버려 지지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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