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외국어는 만날 때 떠날 때 인사가 다르잖아요?
Hi로 시작했다면 bye로 맺을 것이고
처음 뵙겠다는 enchanté 에는 이별을 고하는 adieu가 있지요.
좋은 하루란 뜻의 bonjour에도 다시 보자는 au revoir로 대꾸를 하게 되죠.
한국말도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하니 비슷하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 안에 같이 박힌 안녕 이란 단어에 집중하고 싶군요.
우린 만날 때 떠날 때 다른 인사를 하는데 안녕은 만나거나 떠나거나 모두 안녕이니까요.
안녕, 이 말은 단호한데 오히려 따뜻하다는 걸, 그림으론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꽤 오래된 기억을 주섬 주섬 만져 보았습니다. 검고 짙은 눈썹을 오래오래 살펴보듯 차근차근 그렇게요.
그래요, 따뜻한 단호함이에요.
내 마음을 그대로 잘 읽은 것 같아, 기뻤다고 하기엔 어려운 마음이지만, 당신은 역시나 나를 읽어버렸구나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는,
우리가 어긋나지 않도록 지킬 수 있는 전부는 그런 마음들을 꼭 꼬옥 품고 있는 것이라고 그때 믿었기 때문에요. 그리고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뻐요.
따뜻한 단호함은 결국 안녕과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안녕 그 모든 날들, 모든 사람들 전부
오늘의 소중하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