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추 돈가스

첫사랑 같은 음식

by 소소담

첫사랑 같은 음식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수줍게 건네고 가는 마른 캔디 같기도 하고, 시린 겨울 채 식지 않은 아메리카노 같기도 하며, 금세 사라지는 솜사탕 같기도 하고, 20대이던 그가 좋아했던 블루레모네이드 같은 것이기도 하였지만…


첫사랑이 옛사랑이 되는 것은 세월과 함께 꽤 당연한 일이지만, 가끔 그 당연함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사랑은 늘 손이 닿는 거리만큼의 보폭으로 아픈 희망을 주곤 한다.


잊혔지만, 생각하면 웃음 짓게 하는 것. 앞에 있다면 도저히 한 번 손 내밀지 않고는 넘어가기 힘든 것. 다시 찾지 않을 것이지만, 쉽게 잊을 수 없는 것. 그런 것, 그런 마음이라 또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로도, 착각으로도 남으며 각자의 마음 한 조각을 치유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에는 피카추 돈가스가 가장 가깝다.


초등학교 시절 늘 동전지갑이 두둑했던 언니와는 달리 용돈 받은 첫날에 탕진하는 나에게, 피카추 돈가스는.. 300원이었었나 500원이었었나 700원이었었나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당시 큰 사치임은 분명했기에, 한입 베어물 때의 행복을 잊을 수없다. 동전도 몇 개 없던 주제에, 친구를 사주는 대범함도 가졌었다. 그나저나 그때나 지금이나, 탕진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을 막 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다 잊어버린 줄 알았지만 옛사랑 같은 맛.

이제 찾지는 않지만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 마음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옛사랑이라고, 누군가의 베갯잇을 적셨으리라고 생각해 보는 마음도, 설령 착각일지라도, 오늘은 자유다.

두 번째 그림은 피카추 돈가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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