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헬스 PT
집을 정리하다 보니, 변한 건 집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트레이너에게 첫 PT를 받았다. 아파트 내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와 만나기로 했는데, 가는 길을 헤맸다. 이 아파트에 산 지도 벌써 1년 반이 지났지만, 오늘이 그 헬스장에 처음 가보는 날이었다. 그러니 운동과는 참 인연 없이 살아온 셈이다.
이사 오기 전에는 단지 내에 넓은 공원이 있어 1년 가까이 조깅을 꾸준히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땅히 달릴 곳도 없고, 애초에 익숙하지 않던 운동은 자연스럽게 더 멀어졌다. 운동에 대한 관심이 워낙 없으니 골프도 하지 않는다.
한 시간 동안 트레이닝을 받는 내내 끙끙거리기만 했고, 안 쓰던 근육을 한꺼번에 써서 하루 종일 커피로 겨우 정신을 붙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첫날의 어설픔과 낯섦 속에서도 어딘가 설레는 마음이 있었다. 마치 비움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 첫날처럼 말이다.
무엇이든 마음을 먹기까지가 가장 어렵다. 하지만 한 번 시작하고 나면, 그다음은 흐름을 타기 마련이다.
온몸이 아프다.
비움 프로젝트 첫날과는 달리, PT 첫날의 후유증은 꽤 크다. 하루 종일 뻐근한 몸을 끌고 다니다 보니 비움에는 도무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살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다가 문득 냉동실 정리를 하게 됐다. 사실 정리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정리하는 습관이 조금씩 몸에 배기 시작한 것 같다.
텅 비어 있는 냉장실과는 달리, 냉동실은 오래된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언제부터 들어 있었는지도 모를 치즈며 이것저것을 꺼내 버렸다. 몸은 힘들었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비우기’는 성공이다.
10일 차.
새로운 시작과 함께 숨 고르기를 해 본다.
[10일 차 버린 것]
-냉동실에 있던 오래된 식재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