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예쁜 집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편리한 생활가전으로 채운 집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큰 집을 좋아한다.
나는 그냥, 심플한 집을 좋아한다.
단지, 그건 취향일 뿐이다.
그래서 계속 비운다.
열었을 때 아무것도 없는 서랍이 한두 개쯤 있었으면 좋겠고,
거실 한쪽 벽을 아무것도 없이 흰 벽으로 남겨두고 싶다.
작은 것들은 지금도 매일 버리는 중이다.
단지 큰 물건들에 대한 비움의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비우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 미련을 못 버린 아무도 치지 않는 피아노.
차지한 넓은 공간에 비해 잘 활용하지 않는 1인용 소파.
소품처럼 사용 중인 하이 체어.
아직 고민 중이다.
모든 걸 한 번에 비울 수는 없다.
비움에도 속도와 균형이 필요하다.
남겨야 할 것과 보내야 할 것을 구분하는 일, 그게 지금 내 숙제다.
물론 꼭 비워야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덜 갖고 싶어 하는 지금의 내가, 예전보다 조금 더 마음에 든다.
이 모든 건, 결국 성격이고 선택이며, 내 취향이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