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차] 쉼으로 채운 주말

쉬는 것으로 피로를 버린다

by 정은

월화수목금토일.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아도 되나 싶을 만큼, 주 7일을 일하는 중이다. 하루 종일 일하는 건 아니지만, 진짜 ‘쉬는 날’은 없다.

오늘은 토요일. 주말이 오히려 더 바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다 보니, 정리와는 거리가 먼 하루였다. 집안을 둘러볼 여유조차 없었다.


언제쯤 PT는 익숙해질까. 근육통에 시달리느라 작은 움직임조차 버거운 하루였다. 이런 날일수록 왜 지우개와 연필은 자꾸 바닥에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지우개를 주으러 몸을 숙이느라 끙끙, 다시 일어나느라 끙끙. 몸도 마음도 무겁고, 그 무게만큼 피로도 쌓였다. 그래도 일은 최선을 다해 하고, 집에 돌아와서야 긴장이 풀렸다. 정말이지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가만히 누워 있어도 팔다리는 왜 이리 아픈지.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나를 더 피곤하게 하고, 온몸을 아프게 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어릴 때 몸이 약했던 나는 체육 시간에 자주 빠졌었다. 그러니 운동의 즐거움이라는 건,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여전히 운동을 취미로 한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 내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운동을 하겠다고 했을까. 매일 같이 후회하면서도, 성실하게 약속은 잘 지키고 있다.


하루의 끝에,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이렇게 적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이것이 나를 돌보는 또 하나의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정리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은 그저 수많은 날들 중에서 ‘정리하지 못한 하루’ 일뿐이다. 하루이틀쯤 안 한다고 세상이 무너지겠는가. 그럴 리 없다. 매일 정리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그 대신 다리 뻗고 누워 지친 나에게 쉼을 주기로 한다.


팔다리의 고통을 느끼며 덩그러니 누워 있는데 트레이너에게 연락이 왔다.

"저 다음 주에 여행 가요. 운동은 한 주 쉬어 갈게요."

이렇게 반가운 메시지라니. 한 주 쉬고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통은 더 심해질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생각이 단순하다.

"아싸~ 다음 주는 쉬어 간다!"

내 돈 내고 운동하면서, 이런 일에 기쁨을 느낀다. 오늘의 나에게는 그저 ‘쉼’이라는 말이 더 간절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비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걸 위해 내 몸을 몰아붙이지 않는 태도도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은, 비움 대신 쉼을 얻은 날.

주말은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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