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실천하지는 말자
이제부터 밀가루를 끊어보는 건 어떨까.
비우기 100일을 시작하면서 운동도 함께 하게 됐다. 습관과 자신감이 붙으니 슬슬 뭔가를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비우기도, PT도 결국은 건강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고, 지금까지 잘 실천하고 있으니 '밀가루 끊기'도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결론은, 당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밀가루를 끊는 건 쉽지 않다. 매일라면은 그럭저럭 안 먹고 지낼 수 있지만, 세상에는 맛있는 밀가루 음식이 너무 많다. 빵도 먹어야 하고, 국수도 먹어야 하고, 탕수육도 먹고, 돈가스도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소중한 시간에도 밀가루 음식이 필요하다.
게다가 대체할 음식을 만들기도 어렵다.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넉넉한 것도 아니니, 밀가루를 피하는 식단을 유지하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깔끔하게 마음을 비웠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너 자신을 알라"
먹자. 그 대신 줄이자. 먹을 땐 맛있게 즐기자.
동네에 프랑스 아저씨가 운영하는 바게트 맛집이 있다. 평일에는 문 열지 않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문을 연다. 대단한 배짱이다. 그런 만도 한 게 이 집의 갓 구운 바게트는 정말 맛있다. 조금만 늦게 가도 빵은 다 팔리고 없다. 협소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바게트 빵과 함께 다른 집의 절반쯤밖에 안 되는 적은 양의 커피를 마시면서도 기분은 좋다. 가끔 가는 빵집이지만, 아직은 그 집을 포기할 수 없다.
실천은 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욕심을 비워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그래도 언젠가는 해볼 생각이다.
'밀가루 끊기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웃으며 말하는 날이 오기를.
일단, 그전까지는 맛있게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