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5일] 1년을 수고한 너에게

여름방학

by 정은

베트남에서 프랑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

한 학년을 끝내고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7월과 8월 긴 방학을 보내고 9월에 새 학년이 된다.

방학하자마자 아이의 망가진 학교 가방을 버렸다. 매일 무거웠던 책과 공책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어깨 끈 한쪽이 자꾸 떨어지려고 했다. 여러 번 꿰매봤지만, 금방 또 떨어졌다. 내가 들어봐도 가방이 정말 무겁긴 했다.


오늘 학년 마지막 등교를 하고 오자마자 망가진 가방부터 정리했다. 중간에 새로 구입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준 고마운 가방이다. 수고했다. (난 '수고했다'는 말 듣는 걸 좋아한다.)

다음 학년 가방은 더 튼튼한 걸로 준비해야겠다. 1년 동안 아이와 함께 공부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그리고 학년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는 학교 사물함에 있던 공책과 학용품들을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는 1년 동안 쓰고 남은 공책들을 꺼내다가 연습장으로 쓰겠다며 일일이 잘라냈다. 한 장 한 장 자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꽤 후련하지 않았을까?

차곡차곡 쌓아둔 종이 뭉치를 보니, 이 녀석도 꽤나 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7월과 8월의 긴 방학이 시작됐다.

아이도, 나도, 조금씩 비우고 다시 채울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다시 본연의 집 정리에도 집중해야겠다. 방학맞이 대청소를 준비한다.


오늘 정리한 것
1. 어깨 끈이 떨어져 가는 아이의 학교 가방
2. 1년 동안 쓰고 더 이상 필요 없는 공책들
3. 지인이 해외로 가면서 떠넘기고 간 책.(한 권씩 읽고 정리하는 중)
4. 아이의 작아진 옷. (성장기라 옷이 금방 작아진다.)
KakaoTalk_20250704_005249577.jpg 방학 축하. 생일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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