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미니멀리스트의 비애

by 정은

코로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이가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동안

자꾸만 무언가를 버린다.

냉장고도 비우고,

주방도 비운다.

책장도 비우고,

옷장도 비운다.


그래서 좋기도 하지만,

가끔 필요한 것까지 버려서 아쉬울 때가 있다.


당장 안 쓴다고 필요한 것까지 버리는 걸 보면,

아직 갈 길이 먼 초보 미니멀리스트다.


그런데...

정말 비우고 싶은 건

답답한 내 마음이 아닐까?

불편한 생각들로 쌓여버린 내 마음.


나에게 심통 부리듯

내 마음도 같이 비워달라고 기도하듯

나는 살림을 비워나간다.


다시 출근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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