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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Aug 08. 2024

7월 가계부

두문불출

7월 생활비는 374,430원! 백수가 된 이후 가장 적게 돈을 쓴 달이다. 무려 20만 원 넘게 남겼으니. 집에 식자재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굳이 마음을 먹는다면 지출을 30만 원 넘지 않게 버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생 뭐 있나, 싶은 생각에 마지막 주인 이번 주 중에 평소 건강 때문에 안 먹던 불량식품 군것질과 단짠 외식을 잔뜩 했다. 조금 많이 한 거 같아 살짝 후회가 되지만, 뭐 내일부터 다시 저속노화 식사 모드로 돌아가면 될 테지. 여름에는 고염분식을 해야 한다더라,라는 핑계였다.



절약의 비결은 없고 그저 식비 외에 다른 지출이 없었던 것뿐이다. 옷을 사지도 않았고, 집도 자동차도 손볼 일이 없었고, 병원 갈 일도 없었다. 더위 때문에 입맛이 없어 밥은 대충 간단히 먹었고. 날이 더워 두문불출하니 돈 쓸 기회가 별로 없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지만 도저히 영화관까지 가고 싶지 않았고. 여름휴가 삼아 서울 시내 다른 동네에 숙소를 잡아 2박 3일 정도 묵어볼 계획이었는데 장마에 그조차 취소했으니.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은 밋밋한 한 달이었던 셈이다. 에어컨을 아끼지 않고 틀어 쾌적하게 지낸 대가로 다음 달 전기료 폭탄을 맞는 것은 아닐지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인버터 에어컨이라서인지 과거에도 생각보다 여름 전기세가 많이 나온 적은 없었으니 괜찮겠지. 


자동차 갱신 보험료가 확정되었다.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환급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는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과 걸음수 할인 특약까지 함께 받았다. 


내심 7월에 하려고 목표한 일이 있었는데 흐지부지 지지부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그저 책이나 읽고 낮잠도 자며 몸이 한껏 평안했으니 되었다. 남들처럼 장맛비를 헤치고 출근할 일 없이 비가 멈추고 나면 그제야 물을 한껏 머금은 나무들 사이를 산책하며 아,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감탄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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