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집의 크기란
평소 집이 너무 좁고 수납이 부족하여 불만이었는데, 방금 내 집에서 휴지를 발굴했다. 냅킨 사 온 것을 어디에 넣어 두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부엌 상부장을 열었더니 대체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나는 크리넥스 3통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몇 년 간 상부장을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참에 여기저기 열어보니 세탁실 상부장에는 정전기 청소포가 잔뜩 있었고, 신발장에는 예쁘고 튼튼한 에코백과 뽁뽁이가 여럿 있었다. 다 최근에 내가 구입하거나 구입을 고려하던 물건들이었다.
집이 작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있다. 한 번 열어보지도 않는 공간. 좀 더 공간을 잘 활용해야겠구나 싶었다가 이내, 손이 잘 가지 않는 곳에 굳이 수납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곳에 넣어두는 물건은 결국 존재를 잊어버리니. 수납장을 들이지 말고 물건을 줄이라는 조언이 떠오른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 인테리어를 한다면 구석구석 수납장을 짜지는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