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가 없는 대신 나는 늘 음악을 틀어 놓는다. 상업적이지 않은 음악을 좋아한다. 요즘은 'Hey, google' 말로 주문하면 되니 훨씬 더 편해졌다. 끊이지 않고 음악이 흐른다.
간혹 팟캐스트를 틀어놓기도 한다. BBC나 Economist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니까 꽤 고상한 취향을 가졌다고, 어디 가서 말은 못 하지만 내심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며칠간 아무것도 틀지 않았다. 대신 창문을 열고 매미소리를 듣는데, 좋다.
참 좋다.
취향은 소중하지만, 끊임없이 배경에 깔아놓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결국은 외부의 자극이고 인위적인 소리인지라. 음악을 끄니 세상의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다채로운 소리가 있었구나.
취향이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란, 지성이란 무엇일까. 이 또한 마케팅으로 만들어지고 강화된 상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