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한 건
그냥… 너무 답답해서였다.
참고 넘기고 잊으려 했던 일들이
하루 끝마다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났다.
억눌러놓은 감정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터질 것 같았다.
터지면 다칠 사람은 결국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쓰는 걸 시작했다.
내 안의 감정을 보기 위해
그걸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
나는 솔직히 욱한다.
감정조절이 안 될 때도 많다.
아이들에게 화내고 나면 꼭 후회한다.
‘이제는 다정하게 말해야지’ 하면서도
다음 날 또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
일하는 곳에서는 잘 참는다.
어떤 상황이 와도 웃고 넘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에서는 안 된다.
아마도 거기선 내가 ‘선생님’이고
여기선 ‘있는 그대로의 나’이기 때문일 거다.
직장에선 웃는 게 습관인데
집에서는 울컥하는 게 본능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잠든 밤이면
나는 조용히 불을 켜고 앉는다.
작은 상 하나 그게 내 책상이다.
아이들 옆 몸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자리지만
그곳이 내 세상이다.
낮에는 ‘선생님’,
집에서는 ‘엄마’로 살아가지만
그 시간만큼은 오직 ‘나’로 존재할 수 있다.
그 조용한 틈 사이에서
나는 오늘의 감정을 꺼내어 적는다.
그래서 나는 쓴다.
누구에게 보이려는 글이 아니라,
나를 알아보기 위한 글을.
쓰다 보면 화가 조금씩 가라앉는다.
글자들이 내 마음의 매듭을 천천히 푼다.
왜 화가 났는지 정말 그게 아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지친 나 때문이었는지를
조금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걸 알게 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진다.
화가 줄어서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게 되니까.
아이들에게 다정하려면
나한테 먼저 다정해야 한다는 걸
요즘 글을 쓰며 배워간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이 잠든 후 조용한 공간에서 나는 나를 기록한다.
오늘 하루의 나를 쓰고
그 글 속에서 다시 나를 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