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나를 다시 배우다

아이가 태어난 순간 나도 다시 태어났다

by 손지영

나는 아이를 쉽게 가질 수 없었다.
자연임신이 되지 않아 수많은 검사와 긴 기다림 끝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아이를 품게 되었다. 그 과정은 마치 눈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걷는 것 같았다. 희망과 절망이 하루에도 몇 번씩 뒤섞였고 기도와 포기가 번갈아 찾아왔다. 임신이 확정된 순간에도 마음은 온전히 안심되지 않았다.

임신 기간 역시 순조롭지 않았다. 작은 증상 하나에도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했고 병원을 오가는 동안 나는 내 몸이 더 이상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때까지 매일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난 순간

나는 단순히 엄마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난 나를 맞이한 것이었다.

세상을 보는 눈 시간을 대하는 태도 나 자신을 대하는 방식까지 모두 새롭게 바뀌었다.


첫째를 키우며 나는 몰랐던 세계를 만났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따라 하루의 리듬이 바뀌었고

작은 미소 하나에 온 세상이 환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끝없는 피로와 자기 의심

때로는 눈물도 함께 찾아왔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내 삶은 더욱 분주해졌다.

두 아이를 동시에 품고 돌보는 일은 몸과 마음을 모두 쏟아야 하는 일이었다.

매일이 전쟁 같았지만 그 속에서도 웃음과 기쁨은 끊임없이 피어났다.

아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순간

나는 “이 길이 헛되지 않구나” 하고 안도했다.



돌이켜보면 아이들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이 앞에 설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어른일까?

" 나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그 질문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는 삶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작은 일에도 책임을 지는 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는 용기까지.

그 모든 배움의 교과서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건 단순히 돌보고 키우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곧 나를 키우는 과정이었다.
아이의 웃음 속에서 나는 웃는 법을

아이의 눈물 속에서 나는 공감하는 법을

아이의 질문 속에서 나는 다시 세상을 배우는 법을 익혔다.

그래서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 나도 다시 태어났다고.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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