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건넨 가장 큰 선물

아이 생일 날, 내가 받은 선물은 아이였다

by 손지영

첫째 아이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사실 이혼 전

전남편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았다.

늘 본인이 사주고 싶은 걸 골랐다.

나는 의견을 내기엔 힘이 없었고

그저 묵묵히 따라야 했다.


하지만 이혼 후 처음 맞이하는 생일만큼은 다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아이에게 물었다.

“이번 생일엔 어떤 선물이 받고 싶어?”


아이의 대답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었다. 어떤 날은 레고였고 또 어떤 날은 인형 며칠 뒤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이 마냥 기뻤다.

생일을 기다리는 설렘 자체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아마 아이는 생일 하루보다 그날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좋았을 것이다.


생일 며칠 전 결국 아이는 원하는 선물을 정했다.

나는 미리 그것을 구매해 두었고 아이의 반응을 기대하며 생일 아침을 준비했다.


그리고 드디어 생일날.

아이를 깨우며 나는 말했다.

“생일 축하해. 태어나 줘서 고마워.”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나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내게 말했다.

“엄마, 나 생일 선물 받고 싶은 게 있어요.”


순간 나는 멈칫했다.

‘분명히 정해놓은 게 있었는데… 또 바뀐 걸까?’

그래도 들어보기로 했다.

“응, 뭐든 말해줘.”


아이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내게 와서 팔을 크게 벌려 안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은 엄마예요.”


그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겨우 8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엄마’라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아이도 나도 달라지고 있었다.

이혼 후 좁아진 집 낯선 환경 속에서도 아이는 꿋꿋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아이에게서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


장난감보다 더 소중한 선물.

그건 바로 ‘엄마가 필요하다’는 아이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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