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챌린저스> 리뷰 3.음악
* 본 리뷰는 영화<챌린저스>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Bruce Springsteen- Tunnel of Love
https://youtu.be/SVynfAYk_0I?si=9FG-J5_ehipvk4-T
it ought to be easy ought to be simple enough 쉬워야 하고 충분히 단순해야 해.
Man meets woman and they fall in love 남자는 여자를 만나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는 거야
타시는 'See you tomorrow' 간판을 건너와 아트에게 키스한다. 아트가 아디다스파티에서 '타시의 tomorrow'를 봤을 땐 한없이 '거인'으로만 보여 감히 'challenge' 할 수 없었던 타시의 (대단했을) 미래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트의 미래가 놓인다. 타시는 아트에게서 미래를 보며(See you tomorrow) 아트에게 간다. 그리고 거인인 타시가 아트에게 키스한다.
아트와 타시의 연애의 시작에 권력의 불균형이 감지되지만 그들의 연애는 다른 이들의 연애와 다르지 않다.
I can feel the soft silk of your blouse 너의 블라우스의 부드러운 실크의 느낌
And them soft thrills in our little fun house 그리고 작은 놀이집에서 부드러운 흥분도 느껴져
그들의 시작은 붙어앉아 서로를 만지고 흥분되는 순간들이 가득하다. 타시와 아트는 조심스럽게 서로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터널의 초입은 작은 불안들 안에서도 서로를 붙들고 설레며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들 관계의 계약적 성격이 그들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 내에 암묵적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것을 감수할 만큼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빠져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둘 관계에는 시작부터 불안의 요소가 함께 한다.
Then the lights go out and it’s just the three of us 그때 불이 꺼지고 우리 셋만 남아
You me and all that stuff we’re so scared of 너, 나, 그리고 우리가 아주 무서워하는 모든 것들
아트는 타시에게 키스하고 싶지만 자신을 최악의 친구로 생각할까봐 두렵다고 말한다. 이건 아트가 복수할 때(...) 타시와 있었던 카페테리아에서 타시에게 들은 말이다. 타시는 'to whom?'이라고 대답한다. 아트는 to Tashi 였겠지만 타시는 to Patrick이냐고 되묻는 것 같다. 마치 그 말이 맞다는 듯 둘이 키스하는데 쓰레기 버리는 굉음이 나고, 이어지는 뉴로셀 결승장면에서 패트릭은 분노하며 라켓을 부순다. 아트와 타시 사이에 패트릭은 사라져버렸지만 패트릭만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는 둘 사이에 불안요소로 남는다.
아트에게 패트릭은 스스로가 고통스럽게 일궈내지 않은 대체서사로서의 자아다(이 대체서사는 타시에게로 이어진다). 그래서 패트릭이 아트를 부수고 타시에게 가자 아트는 자기자신과 남몰래 독점하고 싶었던 욕망, 패트릭과 함께 보낸 시간 모두를 잃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패트릭이 타시를 만나자 아트는 타시를 잃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아트에게 패트릭은 아트가 쌓아올려온 모든 것을 상실할 수 있다는 공포, 불안요소이기도 하다.
Man meets woman and they fall in love 남자는 여자를 만나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는 거야
But the house is haunted and the ride gets rough 그러나 그 집은 유령이 나오고 가는 길은 울퉁불퉁해지지.
둘의 연애, 그리고 이어지는 8년의 결혼생활은 남들처럼 사랑에 빠져 들어가는 터널이지만 가는 길에는 유령의집이 나오는 놀이기구였다. 거래로 이루어진 관계의 균형, 자신의 대체서사라는 타시의 역할은 둘 사이에 존재하는 유령이자 갈등요소다.
And you’ve got to learn to live with what you can’t rise above if you want to ride on down in through this tunnel of love
니가 이 사랑의 터널을 따라 타고 내려가길 원한다면, 너는 니가 넘어설 수 없는 것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해.
아트는 쉽게 넘어설 수 없는 문제 혹은 존재와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 쉽게 덤빌 수 없는 거인이자, 엄청난 미래를 가지고 있었던 여신으로서의 타시는 여전히 아트의 자아를 대신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8년의 결혼생활 후, 둘은 아트의 라커룸에 함께 앉아있다. 패트릭의 라커룸에서 살펴보았듯, 라커룸은 주인공의 가치관, 세계관을 드러내는 자아 그 자체다. 아트의 라커룸은 패트릭의 라커룸과 달리 예기치않은 폭력도 없고 다채로운 사람들과 대화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오직 아트를 지배하는 타시만이 아트의 공간에 당연한듯 함께 앉아있고, 둘 사이에는 대화도 없지만 아무런 욕망도 보이지 않는다.
There’s a room of shadows that gets so dark brother 형, 너무 어두워지는 그림자 방이 있어
It’s easy for two people to lose each other in this tunnel of love 두 사람은 사랑의 터널 안에서 서로를 잃기 쉬워
둘은 마치 서로를 더이상 갈구하지 않는 것 같다. 타시와 아트는 이제 서로를 잃을 일만이 남은 끝나버린 관계에 갇힌 걸까.
2026.2.20
2024.06.24.의 리뷰를 다시 써서 이사해왔습니다.
- 아트의 음악: 연애라는 이름의 거래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