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 전략 -하

by 사유의 서랍

'분리' 전략 -중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sosorap/83



정부가 외집단을 지시하고, 언론이 루핑효과를 통해 비인간화에 성공할 때, 일부 집단이 그 손가락이 향하는 사회적 약자 집단을 향해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약 150년 전 미국 남부의 백인남성이 흑인에게 그러했고 50년 전부터 미국 중부의 기독교 복음주의를 바탕으로 한 백인집단이 이민자와 흑인에게 그러하고 있다. 약 백년전 일본의 관동대지진 때 자경단이 조선인에게 그러했고, 약 사십년 전 한국이 전라도를 향해 그러했다.


언론은 외집단이 되어버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을 다시 '젠더갈등', '혐오의 시대'등으로 포장하여 정부와 언론의 잘못을 시대와 세대에 돌리고 있다.* 특정 집단의 외집단을 향한 폭력을 그 어느 시대에도 '갈등'이라 표현해온 역사가 없음에도, 남성의 여성을 향한 폭력은 신기하게도 젠더 간 '갈등'이 된다. 150년 전 민주당이 흑인의 정치참여를 저지할 때도 KKK가 흑인을 향해 휘두르는 폭력을 '인종갈등'이라 명명한 적이 없고, 지진으로 인한 화재피해를 조선인 탓을 했던 무능하고 악랄한 100년 전의 일본 정부조차 자경단의 조선인학살을 '조선인과 일본인의 갈등'이라 하지 않았다.


시대 탓도 마찬가지다. 혐오로 인한 집단적 폭력이 발생했던 시대는 언제나 '불경기'였다. 혐오가 자리잡기 위한 터전이 '내심의 불만'일진데, 내심의 불만을 다수가 당당하게 내보이고 집단화되어 공적여론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집단이 공유하는 불만의 상태, 원인, 시기가 어느 정도 일치해야한다. 불경기로 인한 대량실업, 지역의 쇠락 등은 이런 집단화에 좋은 토양을 제공한다. 하지만 불경기로 인해 극우화가 나타났던 지역과 시기를 '혐오의 시대'로 명명한 역사는 없다. 나치즘에 동조했던 1940년대 독일을 '혐오의 시대'이라고 말하지 않고 1980년대부터 시작된 러스트벨트 지역의 극우화를 혐오의 벨트라고 말하지 않는다.



분리된 외집단을 향한 폭력은 특정 시기, 특정 집단에서 나타난다. 정부의 시선돌리기와 언론의 확산효과에 시대, 지역, 계층의 전부가 호응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매체에서 혐오집단을 다루면서 이들의 '보수화'를 이야기하는데,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집단과 이들 집단이 관련이 있을 수는 있어도 동일하지는 않다. 외집단을 향한 폭력이 일어났던 지난 역사에서 폭력의 선두에 선 것은 '젊은 남성'이었다는 사실은 노년층을 주로 하는 정치적 보수층과 궤를 달리함을 보여준다.


분리전략이 사회적약자를 외집단화하고, 이렇게 타자화된 집단에 대한 젊은 남성의 집단적 폭력행사가 가능했다는 점은 '혐오집단'의 특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잠재적 '주체'다. '시선의 주체'이거나 였으며, '권력의 주체'이거나 주체가 가능했거나 과거에 주체였다.

정치심리학 연구는 사회적 지위(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서있는 위치)가 정치적 태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자신이 동일시하는 집단의 지위를 기준으로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평가한다....경제적,인구 통계적, 문화적, 정치적 변화는 기존의 사회적 수직체계에 도전하면서, 어떤 집단의 지위는 높이고, 필연적으로 다른 집단의 상대적 지위는 떨어트린다.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말한 '추락의 두려움'은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당이 종종 패자라고 인식하는 집단을 대변할 때, 그들은 종종 급진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1903년 독일의.. 거대 지주들은 시골 지역에서 그들이 누리는 값싼 노동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농업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주의 관세가 사라질까 두려워했다.그리고 성장하는 산업 지대의 공장 소유주들은 점점 거세어지는 노동운동으로 힘을 얻은 근로자 집단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했다. ...그래서 독일의 보수주의자들은 정치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투표했다. 그들은 노동 계층과 사회주의에 대한 깊은 두려움으로 ...민주화에 저항했다.
- 출처: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p40-42

혐오집단은 불경기에 태동한다. 하지만 모든 집단이 불경기에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를 하지 않는다. '추락의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화하면 이들 집단은 정치와 언론의 불지피기에 혐오로 전향하기가 쉽다. 불경기에 추락을 경험했거나 추락 이후에 자라난 세대 중, 자신이 '가졌어야' 할 사회적 지위를 '사회적 약자'에게 빼앗겼다는 '믿음'이 가능한 자들이 분리전략에 탑승한다.



분리전략은 정부가 남탓한다고 성공하지 않고, 언론이 루핑효과에 능하다 하여 성공하지 않는다. 분리전략의 삼위일체, -기획, 홍보, 집행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완성되는 삼각형이다. 분리전략은 정치의 시선돌리기로 시작하여 언론으로 확산되고, 자신의 지위를 사회적 약자에게 빼앗겼다고 믿는 혐오집단에 의해 폭력으로 자행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은 정부도, 언론도, 폭력을 집행한 혐오집단도,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공동불법행위책임이다.



2025.8.20

'분리' 전략 완결


*참고기사:

- "나는 혐오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마크애드먼드슨, 뉴욕타임즈, 2025.7.23, https://www.nytimes.com/2025/07/23/opinion/hate-identity-conflict.html?searchResultPosition=6

- "국민 67% "젠더갈등 심각"… 한국 남녀, 왜 서로에게 분노하나", 조선일보 등



- 지난주 몸이 좋지 않아 연재가 하루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론과 비판에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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