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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산 Nov 24. 2024

ありがとう

고마워 vs 개미가 묻는다

あり    あんぴ                 げんき

蟻が(安否を)問う。 お元気?

개미가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


わたし 

私は元気だよ。 ありがとう。

난 잘 지내. 고마워.      




오래전, 일본 펜팔 친구의 편지 속에 정성 들여 쓴 한글 여섯 글자가 있었다. ‘개미가 묻는다.’ 나는 난데없이 등장한 개미라는 단어를 보며 잠시 머리를 굴렸다.


앞뒤 일본어의 맥락상, 그가 하려던 말은 ‘고마워’였고, 어디서 번역을 했는지 ‘고마워’라는 말 대신 ‘あり=개미’, ‘が=가’, ‘とう=묻다’로 해석되어 ‘개미가 묻는다.’로 변해 있었다. (종이 편지의 왕래가 어색하지 않던 때였으니, 만약 인터넷으로 번역했다고 해도 그 엉뚱한 결과 값이 놀랍지 않은 시절이었다.)


장미가 장미로 불리지 않아도 장미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듯, ‘고마워’라고 쓰여 있진 않았지만 그가 전하고픈 마음만은 내게 아주 잘 전해졌다. “편지 잘 받았어, 개미가 묻는다(고마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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