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 물은 물…

하다 이야기

by 오늘

눈물이 많은 편이다. 산책하는 강아지를 보면서 발을 동동거리다가도 ‘저렇게 귀여운데 오래 살지 못하다니…’ 하면서 운다.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을 보다가도 ‘하지만 언젠가는 사건사고를 내겠지…’ 하면서 운다. 소울푸드 치킨을 먹다가도 ‘나중에 이가 다 망가지면 못 먹을 텐데…’ 하면서 운다. 그런데 그 슬픔의 농도가 짙거나 눈물 쏟는 시간이 길다 싶으면 여지없이 생리 예정일로부터 일주일 전이다. ‘지금 내가 우는 건 슬프기 때문이 아니라 생리 때문이니 너무 속상해 말자’ 여러 번 곱씹는다. 이 눈물의 바다는 내가 용쓰지 않아도 흘러갈 테니 괘념치 말자고 다짐한다.


언제부터인가 가만히 있어도 멀미를 했다.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종일 앉아있는 것 같았다. 백만 구역감이 한꺼번에 몰려와 목젖을 계속 건드렸다. 체한 줄 알았다. 소화제를 먹고, 가슴팍을 팍팍 두드렸다. 원인 모를 멀미를 몇 달 겪고 나니 어떤 기간 동안은 음식 냄새도 맡기 싫었다. 이렇게 내 몸은 점점 망가지는구나, 불쾌감 때문에 성질은 더 나빠지겠구나 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샀다. 허겁지겁 약을 먹었더니 약사님이 괜찮냐고 물었다.


“괜찮지 않아요. 너무 힘들어요.”


약사님은 질문을 했고, 나는 가슴팍을 두드리며 답했다.


“혹시 지난번 생리일이 언제였어요?”


구역감은 사라지지 않았으나, 원인은 찾았다. PMS, 월경전 증후군이었다. 자주 울고, 많이 먹고, 매우 피곤한 증상만 있는 줄 알았던 나의 PMS에 구역감과 두통까지 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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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를 타고 부모님 댁에 내려가는 3시간 내내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언제 토할지 몰라 비닐봉지를 잡고 있다. 올라올 때도 마찬가지이다. 지하철에서 5분만 서있어도 같은 증상이 생긴다. 누웠다가 앉아도, 앉았다가 일어서도, 조금만 걸어도 언제 토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다. 그래도 먹고살겠다고 좋아하는 라면을 끓이다가 토한 적도 있다. 냉장고를 열었다가 김치 냄새를 맡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기도 했다. 어디에 가는 것이, 무엇을 먹는 것이 너무 두렵다.


세상 모든 게 ‘토할 구실’로 다가온다. PMS 없애는 약을 꼬박꼬박 먹었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물론 증상이 조금 옅어지긴 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생리 예정일 일주일 전이면 시한폭탄이다. 속이 울렁울렁 요동치면 ‘아, 일주일 후면 생리를 하겠구나’ 깨닫는다. 이렇게 진땀 빼며 PMS에 시달리다가 생리가 시작되면 생리통까지 앓는다. 한 달의 반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 그 모든 게 지나간 나머지 보름이 얼마나 달고, 신나고, ‘짧은지’ 겪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약 일주일 후면 또 PMS라는 HELL이 나를 삼킨다. 벌써부터 두렵다. 그 두려움이 지금의 달고, 신나는 기분을 스멀스멀 물들이고 있다.


덧, PMS 관련 다양한 시술이 있으나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 따른다. 한마디로 완벽한 PMS 해결책은 없다. 하하하. 의술은 발달했으나 아직 거기까지 닿지는 못했나 보다. 하하하.


-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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