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생리 냄새나!

하다 이야기

by 오늘

생리대를 만드는 회사에서 콘텐츠를 담당하기에 ‘생리’에 대한, 다양한 일들을 자주 떠올린다. 아프고, 괴롭고, 불편한 기억이 많지만 타인으로 인한 불쾌한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하나는 생리대를 들고 화장실로 가는 내게 남자 선생님이 한 말이다.


생리하는 것들은 냄새나! 니들은 몰라도 남자들은 알아!


고작 14살이었던 내게 그 말은 충격을 줬다. 하나, 생리하는 걸 드러내지 말고 감추라고 감추라고 감추라고 해서 감추려고 감추려고 감추려고 애를 쓰는데 냄새가 난다니. 둘, 게다가 그 냄새를 ‘남자들’은 재빠르게 맡을 수 있다니. 셋, 그럼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생각은 이 세 단계를 거쳐 나의 사고에 똬리를 틀었고, 몸은 경직됐다. 그런데 지금 곱씹으니 너무 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


하나, 생리혈은 피니까 당연히 냄새가 나겠지. 둘, 어쨌든 피가 몸에서 나와 생리대에 머물면 역시 냄새가 나겠지. 그게 피가 아니더라도 냄새가 나는 게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 셋, 남자들이 생리 냄새를 ‘즉각적으로’ 맡을 수 있는 게 뭐? 그래서 역해? 그걸 쏟아내는 사람은 어떻겠어? 냄새뿐 아니라 형태와 광경을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은 어떻겠냐고. (쓰다 보니 분노가 차오른다.)

(생리하는 사람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숱하게 말했고, 생리를 하는 사람이면 모두 공감할 테니 굳이 적지 않겠다.)


자, 누군가에게서 생리 냄새가 난다고 가정하자. 그랬을 때 무반응하거나, ‘저 사람 요즘 굉장히 힘겹겠구나. 에휴…’ 공감하지 않을까? 아니, 그래야 하지 않나? 냄새가 나지 않게 계속 생리대를 교체하는 것은 무리이고, 속옷을 꽁꽁 싸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며 무엇보다도 ‘생리 냄새’는 ‘냄새가 난다고 손가락질할 사안’이 아니잖아? 심하다면 ‘요즘 건강 괜찮아요? 많이 힘들어 보여요.’라고 하는 게 옳은 거 아닌가? 만약 다시 14살의 그 시점으로 돌아가서 ‘남자들은 생리 냄새를 맡아!’라고 핀잔을 주는 그 선생님을 만난다면 말할 것이다.


선생님, 양치부터 하세요. 5교시 수업 전에 거울이라도 한 번 보고 교실에 들어오세요. 늘 치아에 고춧가루가 주렁주렁이에요.


- 하다




nadograe.com/stor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