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그래, 너 마음에 든다

by 오늘

여러 번 밝힌 것처럼 생리대 유목민'이었다'. 20살 무렵부터 직접 생리대를 사서 썼는데 호기심 천국이라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했다. 직구에 눈 뜬 이후엔 당연히 외국 생리대도 샀다. 그런데 거기서 거기였다. 냄새는 나지 않지만 접착력이 떨어지거나, 유기농이지만 흡수력이 약하거나, 얇지만 무겁고 축축하거나, 다 마음에 드는데 일본에서 만들었거나, 역시 다 괜찮은데 내 피부가 격렬히 거부하거나,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오래 착용할 수 있지만 건강에 해롭거나. 그렇게 돌고 돌아 탐폰을 만났지만, '탐폰만' 쓰기엔 불안해서 계속 생리대 유목민으로 지냈다.


얼결에 생리대 만드는 회사에 입사했고, 큰 기대 없이 ‘나도그래’를 만났다. 이게 웬걸. 그동안 쓴 생리대 중 만족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어떤 냄새를 맡느냐에 따라 기분과 감정이 나부끼기에 생리기간마다 곤욕을 겪었다. 생리대를 교체할 때마다 후각을 공격하는 냄새 때문에 ‘생리’가 더 싫었다. 그래서 탐폰에 매료됐는데 나도그래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 무취 상태를 유지하는지 궁금해서 쉬는 날엔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 12시간이 좀 지나니까 그제야 냄새가 조금 났다. 아주 조금.


또한 접착력도 괜찮았다. 다들 알다시피 여성속옷은 질염 걸리기 딱 좋은 소재와 피부염 유발하는 온갖 레이스와 리본 범벅이다. 그런 예쁜 쓰레기에 잘 붙는 생리대는 거의 없다. 애초에 잘 붙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속바지를 입어 생리대와 속옷이 내 몸과 일체가 되도록 조이거나, 탄성 전혀 없는 청바지의 힘을 빌려 생리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며 속옷을 욕했던 숱한 날들이 선명하다. 그런데 나도그래는 제법 잘 붙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찾고 찾아 구입한 순면 속옷엔 당연히 더 잘 붙었다.


냄새가 나지 않고, 속옷에 잘 붙는가? 두 가지에 집중해 생리대를 고르는 입장에서 ‘나도그래’에 만족한다. 그 외에 마음에 든 점은 흡수력이다. 생리대의 기능은 생리혈을 흡수해 머금고 있는 것이다. 속옷에 속바지까지 껴입고(!), 수시로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우리 여성들의 답답하고, 습기 가득한 생리기간을 생각하면 흡수력은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하다. 교체 시기를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척척하고, 무거운 생리대를 착용하고 있을 때의 그 조마조마함. 그러다 수습할 때의 심정과 안구를 테러하는 참사를 오롯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3#ㄴ)@ㅠ$!~ㅌ@^*.(험한 욕), 모두가 겪었고, 겪고 있고, 겪어야만 했던 날들을 생각하면 흡수력은 필수다, 필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좀 걱정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만든 생리대가 남들에게 추천하지 못할 수준이면 어쩌나… 정말 걱정했다. 이런 생리대가 좋다, 저런 생리대여야만 한다 등 의견을 내고, 동료들과 쉰내 풍기며 회의할 때 마음속으로 ‘좋은 생리대가 탄생해야 한다!!!!’ 수없이 외쳤다. 제법 똘똘하고, 야무지고, 자랑할 만한 제품이 세상에 나와서 다행이다.


이젠 ‘나도그래’를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유기농에 대해 글을 쓸 예정인데 역시나 궁금하다면 계속 ‘나도그래’를 따라오시길.


-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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