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승리호'는 사회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얼마 전부터 ‘승리호’를 보고 싶어 하는 남편의 성화에도 SF는 취향이 아닌지라 그냥 미뤄왔다. 그러다 설 연휴 내내 기사에 나오는 ‘승리호’ 소식을 보고 호기심이 일어 넷플릭스를 켰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도 역시나 평소 습관처럼 수업 때 활용할 무언가를 찾아냈다.
한국 첫 우주 SF, 그 시작이 궁금했다. SF영화는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서 그 이야기의 어느 정도를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 2092년, 내 나이가 100세쯤 되었을 때 일어날 법한 그 현실, 그건 사막화였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2092년, 숲이 사라지고 사막이 늘어갔다. 태양 빛이 가려지고 토양이 산성화 되며 식물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수업 때 나는 지구온난화에 비해 사막화는 덜 다루는 편이다. 국제 협약도 사막화방지협약(1994)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파리기후변화협약(2016)을 좀 더 심도 있게 다룬다. 최근 국제사회가 더욱 주목하고 있는 문제가 지구온난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막화 또한 우리가 직면한 매우 심각한 문제임은 틀림없다. ‘승리호’ 뿐만 아니라 여러 영화가 이 문제를 주목한다. 영화 ‘인터스텔라(2014)’가 황사로 모래가 집 안 곳곳 쌓여있던 장면으로 시작해 우주를 향해 인간이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사막화’에서 찾듯이 말이다.
“사막화는 사막과 같은 건가요?”
수업 때 나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첫 질문을 던진다. ‘사막화’는 사막 그 자체가 아니라,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사막처럼 토지가 변해가는 것을 말한다. ‘승리호’ 영화 초반 부분을 유심히 보면 사막화된 서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온통 뿌연 모래에 갇혀있고, 나무, 풀과 같은 생명이 지닌 초록빛은 보이지 않는다. 그 풍경은 마치 미세먼지와 황사가 가득해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어느 봄날 높은 건물이 가득한 광화문 광장과 비슷하다. 그렇기에 사막화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변화해가는 그 시간 안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유엔환경계획(UNEF)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지구 전체의 육지 중 3분의 1이 사막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니까 앞으로 4년 뒤, 사막으로 변한 땅 위에서 호흡기 질환, 식량난과 물 부족, 거주지 상실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승리호’ 속 사람들이 방독면을 쓰고 숨을 쉬고, 쌀 한 톨을 귀하게 여기듯 땅은 건조하고 황폐해져 인간의 생존이 위태로워진다. 영화 속 빛을 반짝이는 화려한 과학기술의 발전도 이러한 사막화를 막지 못한다.
이것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득한 우주를 희망으로 여기고 지구라는 행성을 버려야 하는 것일까? 수업에 한 번쯤 언급되는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가 최근 공개한 ‘1%’라는 제목의 우주 화성 홍보 영상도 이 영화의 내용과 유사한 면이 있다. 영상에서 화성은 오염되지 않은,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인 듯 소개한다. 하지만 그레타 툰베리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것이다.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 인류는 상위 1% 일뿐이며, 지구에 머물러야 하는 나머지 99% 인류를 위하여 우리의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승리호’ 속에서 UTS시민거주단지와 대조되는 주인공들의 삶을 보라. 그 불평등한 구조 안에서 99%의 인류가 생존을 위협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일까?
‘땅이 병들었으니 갈 곳은 하늘 뿐’이라고 시작한 영화 ‘승리호’에서 결국 희망은 어디에서 찾는지 주목하며 영화를 보길 권하고 싶다. 영화 속에서 죽은 아이를 발견한 쿠부치 사막에 현실 속 우리는 나무를 심고 있다.(2006년부터 미래숲 단체는 쿠부치 사막에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올해 수업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SF로만 볼 수 없었던 이 영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송중기처럼 “좋은 사람”이 되어보길 희망하며 아이들과 얘기를 나눠봐야지.
[참조]
- 그레타 툰베리 “화성 이주는 단 1%, 99% 인류 위해 기후변화 막아야”(2021.02.19, 서울신문)
- 전 지구적 사막화 현상 급속 진행(2006.04.05,뉴스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