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키로를 목표로 달리기 시작
달리기를 시작했다.
3주차 총 6회 누적 거리 24.5키로
기록해보려 한다.
정말 오랜만의 브런치 글.
시작은 그냥이었다. 편하게 그냥.
항상 생각은 많았다. 운동 해야지 해야지 늘 생각만. 뭘 배워볼까 테니스를 배워볼까 이건 너무 비싼데 몇번하고 안할게 뻔한데 헬스장은 요즘 가긴 좀 부담스러워 어차피 몇번 안갈게 뻔해. 내 의지를 잘 알기에 항상 생각만 많았다.
그래서 그냥 돈 안드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밤마다 몸이 답답했다. 정말 운동을 싫어하는데 팔굽혀펴기랑 스쿼트를 조금, 정말 조금 한 열번정도라도 하지 않으면 답답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몸무게도 늘 과체중인데 그나마 요즘 술을 덜 마셔서 그렇지 이전 처럼 마셨다면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었을거다. 무엇보다 밤에 잠들기 힘들 정도로 몸이 답답했다.
그래서 그냥 돈 안드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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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신발은 사야지 싶어 5만원대 저렴한 러닝화를 사고 2만5천원에 두장 기능성 티셔츠도 샀다. 저렴한 샤오미 스마트워치는 이미 있었고 바지는 집에 반바지 입으면 되니깐.
그렇게 돈 안드는 아니 조금 들었지만 달리기를 시작했다.
4/17 1.84km
4/21 2.40km
4/24 3.22km
이때까진 무리 없이 뛰었다. 짧은 거리만 뛰었지만 밖에 나가 3키로 이상을 달려본건 처음인데도 별 무리는 없었다. 발목 무릎 골반 모두 별 이상은 없었다. 저렴했지만 러닝화 성능은 탁월했다. 일반 운동화와는 달랐다. 달리기를 위해 다른건 다 없어도 되지만 신발만큼은 러닝화를 꼭 신으시길. 탄력이 다른게 확연히 느껴진다.
공원을 뛰는건 생각보다 상쾌했다. 산책하는 사람들 연인들 가족들 저녁을 즐기는 식당 카페 등을 지나치는 재미도 있었다. 다만 중간 횡단보도를 지난다거나 사람들을 피해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땐 호흡이 흔들려 힘들었다. 약간의 조절인데도 호흡이 흔들리는것을 느끼며 왜 사람들이 한강이나 트랙을 달리는지 알게됐다.
4/30 5.14km
5/2 5.16km
초기 목표인 5키로를 달성했다. 뛰면서 발목이 아픈지 종아리가 단단해지는지 신경쓰며 달렸는데 통증이 없는것 아니었지만 무리 없는 수준이었다. 신경 안쓰면 잘 모를 정도. 집에 와서 스트레칭도 충분히 해줬다. 5키로를 뛰어본건 인생 처음이니깐 난 내몸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몸을 풀어줬다.
레깅스와 바지도 장만했다. 반팔 반바지는 아직 추웠다. 반팔도 좀 추워 바람막이도 새로 주문하기로 했다. 레깅스가 다리를 조여주는 느낌도 좋았다. 이래서 여자들이 레깅스를 입나? 시원하기도 따뜻하기도 한 기분 좋은 느낌.
5키로를 뛰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내가 5키로를 뛰다니 그것도 2주일만에. 이 정도면 이제 운동으로 달리기를 한다 라고 말할 정도는 되지 않나? 나에겐 그 기준선이 5키로였다. 마흔전에 5키로를 뛰어봐서 정말 다행이다. 3일뒤에 다시 5키로를 뛰며 이정도 체력은 되는구나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거리를 늘려나가되 5키로쯤은 무리 없겠구나 확신이 생겻다.
5/4 6.7km
이 글을 쓰게된건 바로 최근에 6.7키로를 뛰고나서의 감상을 남기고 싶어서다.
처음으로 한강을 달렸다. 목표는 7키로. 최종 목표가 10키로 달리기이기에 차근 차근 거리를 늘려나가야지. 헌데 처음부터 뭔가 잘못되었는지 숨이 가빠왔다. 심박수 데이터를 보면 다른때보다 급격하게 심박이 올라갔다.
숨이 가빠오니 종아리와 발목의 피로도 크게 느껴졌다. 다행히 페이스를 낮추며 계속 달리다보니 이내 괜찮아졌지만 이전과는 다른 출발이었다. 시계 배터리가 다 되어 2키로 이후는 측정이 안되었는데 느낌상 4키로 정도 넘어가는 지점에서 몸이 다르다는걸 확실히 느꼈다. 발목이 피로해지고 발바닥이 뜨거워졌다. 종아리도 조금 뭉치는 느낌. 다행인건 아주 심하진 않았다. 내가 신경쓰니 신경쓰이는 정도. 더 심해지면 힘들수 있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그정도까진 아니어서 달리기에 무리는 없었다.
강바람에 추울까봐 새로 산 바람막이를 입고 갔는데 이건 대실패. 기능성이 아니라 완전 땀복이었다. 초반엔 이 날씨에 잘 입었다 싶었는데 다 달리고 나니 몸 안이 땀으로 쩔어 있었다. 소매 사이 틈으로 땀이 주르륵 물 흐르듯 흐를 정도. 집에와서 옷을 쥐어짜니 땀이 다시 주르륵 물 흐르듯 흐를 정도. 날도 더 풀렸으니 이제 그냥 반팔만 입고 달릴 예정.
2키로 넘은 시점에 시계 배터리가 다 되어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시간과 내 페이스 네이버 지도로 확인해 본 걸 종합해볼때 약 6.7키로 42분 정도 달린듯 하다. 몸의 부하를 느꼈기에 폼롤러로 다리를 충실히 풀어주고 잤는데...다음날 오전까진 괜찮았다. 헌데 오후에 잠깐 집 앞 마트를 가는데 급격하게 안좋아지는걸 느꼈다. 왜 이렇게 멀지 왜 이렇게 춥지 왜 이렇게 힘들지 이게 몸살이라는건가 이 생각만 계속 들었다. 몸살까진 아니었지만 몸의 컨디션이 안좋아진걸 느꼈다. 오랜만에 반신욕을 하고 몸을 풀고 잤다. 그리고 다음날, 6.7키로 달린지 이틀후 지금 온 몸에 근육통이 느껴진다. 이전 에도 없었던건 아니지만 약한 수준이어 신경쓸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젠 확실히 느껴진다. 매일 매일 거리를 늘리고 있는데 이제 한번 턱이 왔구나 싶다.
그래도 이글을 고쳐쓰는 오후 몸이 거의 풀려감을 느낀다. 뭐 별거 아니었구나. 평생 안달리다 달렸는데 이 정도 근육통도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과체중 때문에 걱정했던 무릎이나 발목은 통증이 전혀 없다. 그래도 무리하지 않고 거리를 늘려나갈 예정.
남은기간 목표는 최소 주2회, 2주안에 10키로 달리기. 그리고 주간 단위로 러닝일지 기록하기.
깡으로 달리면 10키로도 가능할거 같은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 체력을 늘리기 위해 중간 중간 인터벌도 섞어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