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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럼 Nov 20. 2015

위플래쉬, 변화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는 포르노

괴물같은 영화
의외로 미니멀한 소품같은 영화다. 짧았던 촬영기간만큼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진듯 내버려둘건 내버려 두고 집중할것만 집중되어 있다. 괴물 같다. 뜨겁고 격정적이다. 2시간이 매우 짧게 느껴진다. 마지막 드럼 솔로 10분은 온몸으로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 영화는 포르노다. 광기의 에너지만이 중요하고 나머지는 방치된다. 매우 폭력적인 연출이다. 완벽한 음악을 위해 존엄성 따위는 내팽겨치는 플래쳐와 같이 앤드류와 플래쳐의 광기의 충돌에 영화의 모든 에너지가 집중된다.

플래쳐와 김성근
여러모로 김성근 감독이 떠오른다. 드러머 3명을 돌려가며 밤새워 연습을 시킬땐 시범경기에서 유창식을 100구를 넘게 벌투를 시킨 모습이 고스란히 겹쳐졌다.
더 완벽한 음악, 더 완벽한 야구를 위해 모든것을 포기하는 것. 김성근과 플래쳐의 태도는 포르노다. 완벽을 위해 승리를 위해 개인의 삶은 무시된다.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이다. 하지만 앤드류는 플래쳐에게 픽업되길 원했고 김성근이 한화에 부임하자 팬들은 열광했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태도가 정당화되고 긍정되었다.


오직 연습과 훈련만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니




플래쳐와 김성근은 모두 결과로서 과정을 납득시킨다. 비인격적 대우를 견디면 살인적인 훈련을 거치면 한계라 생각했던 선을 넘어 완벽한 음악 완벽한 야구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는걸 증명해 왔다. 자신의 사리사욕이 아닌 플레이어의 완벽을 욕망한다는 것을 납득시켜왔다. 리더인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플레이어를 도구로 쓰지 않았다. 과정은 폭력적이었지만 성장이란 결과를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으로 돌려주었다 플래쳐를 겪고 난 뒤의 앤드류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무엇인가에 모든 것을 걸어본 사람은 그 이전과 같지 않다.


그래서
플래쳐와 김성근이 자극하는 지점은 여기에 있다. 완벽이란 욕망의 결과를 온전히 갖게하는 것. 과정에 있어서 모욕의 댓가를 성장이란 결과로서 돌려주는 것. 위플래쉬는 포르노다. 나를 포기하는 폭력을 드라마틱한 성장이란 결과로 온전히 갖고 싶은 변화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는 포르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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