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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럼 Nov 20. 2015

폭스캐쳐, 대화의 틈을 내버려두자 비극이란 꽃이 피었다

1.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베넷밀러가 좋아 라며 폼사리 잡으며 말 할 수 있을것 같다. 머니볼을 보며 느꼈던 공허함과 불안의 정서가 폭스캐처에서 더욱 증폭되어 다가왔다. 왜 좋은데 라고 물으면 베넷밀러는 대화의 틈을 내버려둘줄 아는 감독이야 라고 말하면 모두들 반하겠지?

2. 레슬링이란 종목이 주는 원시성. 인류 문명 초기부터 있었을 동물스러움. 두툼한 근육이 땀흘리며 맞닿을때의 끈적함. 불안하고 정돈되지 않아 금방이라도 선을 넘을것만 같은 몸짓. 이 모든것을 표현한 채닝 테이텀의 두터운 몸통은 영화 그 자체.


최고의 몸통(?)연기를 보여준 채닝 테이텀


3. 마스터가 떠올랐다.

첫번째 세상과 유리된 커뮤니티에서 강력한 리더가 이끄는 공동체 생활을 한다.

두번째 두 인물의 종속관계가 역전되는 순간 순간의 긴장감을 영화의 동력으로 삼는다. 존이 마크와 다른 선수들에게 코칭을 해주는 장면은 우스꽝스러움을 넘어 연민이 느껴질 정도.

세번째 반감움에 어린애처럼 잔디밭에 뒹굴며 즐거워하는 마스터 속 장면은 레슬링을 하며 즐거워하는 폭스캐처의 씬과 고스란히 겹쳐졌다. 너무나 이질적인 둘이지만 그러기에 서로의 결핍을 채웠던 관계.

두 씬 모두 이동진 말마따나 약한 동성애 코드가 느껴졌고 이것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게 퀴어영화겠구나 싶었다. 결핍과 갈망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뭐 그런것들.

4.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음악이다. 영화에 음악을 많이 쓰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머니볼때는 음악을 넘어 가사로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해 불만이었다. 폭스캐처는 결말 부분에서 음악으로 긴장감을 올리려는 의도가 다소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대화의 틈을 내버려두듯이 소리도 내버려뒀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이런 눈빛이 영화를 지배하는데 사건이 안 터질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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