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음이 아닌, 다시 고르는 하루
커피를 끊은 지 3주가 지났다.
그동안 ‘매일의 습관’이 ‘가끔의 선택’으로 바뀌었다.
몸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아직 익숙한 리듬을 더듬고 있다.
나는 직접 커피를 내리지 않았었다.
늘 갑갑한 사무실을 벗어나
잠깐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한층 위 카페로 향했던 것이다.
그 짧은 이동이 하루의 전환점이었고,
커피는 그 여정의 핑계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들려오던 증기음,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동료들에게 건네던 “커피 드실래요?” 한마디 —
그 모든 것이 일상탈출이었다.
지금은 그 리듬이 조금 달라졌다.
매일 카페를 찾던 발걸음은
이제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줄었다.
음료를 핑계로 사무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만 나간다.
그래 봤자 5~10분이지만.
그럴 땐 동료들에게 “커피 마시러 가자!!” 이야기한다.
매일의 루틴이 사라진 대신,
그 공백에 선택의 여유가 생겼다.
(매일 사다가, 조금 줄어서 금전적 여유도 생겼다?)
커피라는 말은 더 이상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가끔 즐길 수 있는 ‘함께의 순간’이 되었다.
몸도 조금씩 달라졌다.
속이 편해졌고, 오후의 피로가 덜하다.
예전엔 점심 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는데,
요즘은 그 졸음이 자연스러운 신호처럼 느껴진다.
억지로 각성하지 않아도
일의 집중이 더 오래 이어진다.
또한 커피를 마시던 시절엔
자주 화장실을 찾곤 했는데,
요즘은 그 횟수가 확연히 줄었다.
몸이 수분을 천천히 머금고,
균형을 되찾아 가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변화는,
커피를 줄이면서 빈혈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것이다.
커피가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저 이론처럼만 느껴졌지만,
요즘은 가끔 이유 없이 핑 도는 어지럼증이 줄고,
손끝의 혈색이 돌아왔다.
작은 변화지만,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였다.
커피를 덜 마신다는 건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삶의 리듬을 재조율하는 일이었다.
매일 마시던 커피 대신
이제는 히비스커스차나 루이보스, 캐모마일처럼
그날의 기분에 맞는 음료를 고른다.
가끔의 산책, 짧은 바람, 그리고 사람들과의 대화가
커피가 차지하던 빈자리를 천천히 채워준다.
커피 없는 3주차.
나는 비워진 시간을 불안해하지 않고
그 자리를 조금씩 새롭게 채워가고 있다.
마시지 않아도 이어지는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여유의 맛이
이제는 내 하루의 새로운 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