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과열을 가라앉히는 색의 미묘한 온도감
스틸블루는 마음을 두 가지 방식으로 느리게 만든다.
하나는 색의 밀도 때문이다.
스틸블루는 파란색과 회색이 절반씩 섞여 있다.
그래서 밝지도 어둡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흐릿하지도 않다.
이 “중간의 안정감”이
너무 빠르게 달리던 마음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잡아준다.
다른 하나는 색의 온도감이다.
이 색은 차갑지 않으면서도 뜨겁지 않다.
미묘한 서늘함을 품고 있는데
그 서늘함이 과열된 생각을 식혀 준다.
가슴 속의 분주함이
천천히 잔잔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나는 이 색을 떠올리면
내 마음이 매우 천천히,
바람이 잦아드는 순서대로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고요함 안에서
비로소 내가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어떤 날은
스틸블루가 내 마음의 브레이크가 되어주고,
어떤 날은
내 마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바닥이 되어주었다.
“이 감정은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지금 너무 과열된 상태니까 잠시 쉬자.”
“오늘은 마음의 속도를 조금만 늦춰도 좋아.”
나는 이 색 앞에서
나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건넬 수 있게 되었다.
색 하나가 마음을 붙잡고,
느리게 만들고,
마침내 나를 돌아보게 한다는 것이
참 신기하면서도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