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파란빛이 알려주는 첫 번째 신호

마음이 나에게 건네는 아주 작은 변화

by 소소연

색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감각이 있다.

스틸블루도 그랬다.

그 색을 떠올리는 순간,

내 마음은 가장 먼저 온도의 변화로 반응했다.


아주 작고 미세한 변화였다.

누군가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은,

그러나 나에게는 분명한 신호였다.


스틸블루는 차갑지 않다.

그렇다고 따뜻한 색도 아니다.

그 중간의 온도를 가진 색이

내 마음이 과열되어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감정이 앞질러 가고,

몸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해 어지러워지는 날들.


그런 날일수록 스틸블루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내게 신호를 보냈다.

“너의 속도가 조금 빠르다”라고.


이 신호가 특별한 이유는

내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내가 스스로 알아차리기 전에

색이 먼저 반응해 준 것이다.

마치 누군가가 가볍게 어깨를 만지며

“괜찮아, 여기서 잠시 쉬어도 돼”라고 건네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마음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종종 지나친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조그만 불편감을 무시하고 넘어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작았던 불편함이 크게 부풀어 오른 뒤

비로소 문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틸블루는 그 신호를

조금 더 일찍 알아채게 해주는 색이었다.

“지금 잠시 쉬어야 한다는 마음의 언어”를

단순한 감정보다 앞서 알려주는 색.


나는 이 색을 곁에 두면서

그 신호에 조금 더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잠시 머릿속을 비우는 일,

손에 쥐고 있던 긴장감을 내려놓는 일,

생각의 속도를 절반쯤으로 낮추는 일.


이런 사소한 움직임들 속에서

나는 종종 내가 놓쳐온 마음의 상태를 발견하곤 했다.


스틸블루가 내게 알려준 첫 번째 신호는

‘멈춰라’가 아니라 ‘살펴보라’는 말이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천천히 확인해 보라는 뜻.


이 작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덜 흔들렸다.

그리고 그 덜 흔들림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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