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르게, 시리즈의 변화
우주를 지키는 영웅들이 돌아왔다. 하지만 첫 등장 때와는 사뭇 다르다. '스타로드'라는 명칭에 '누구?'라는 반문도 없고, 더 이상은 오합지졸이 아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웅장한 이름의 주인공이 됐으니까. 그래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이하 가오갤 2)는 전편을 닮은 듯 전혀 다른 영화가 됐다.
언뜻 보기엔 두 편은 비슷해 보인다. 나오는 인물들도 같고 영화에서 풍기는 '가벼운 히어로'라는 점도 그대로 이어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를 제하면 전편과의 차이가 확실하게 보인다.
1편의 경우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결성'답게 인피니티 스톤을 중심으로 피터 퀼(크리스 프랫), 가모라(조 샐다나), 로켓 라쿤(브래들리 쿠퍼)과 그루트(빈 디젤) 콤비 등이 모이고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가 합류하고 로난과 싸워나가는, 전형적인 하이스트 무비스타일이었다. 반면 2편은 이들이 일련의 사고로 흩어지고 각자의 콤비와 호흡을 펼치는, 그래서 서로의 중요함을 깨닫는 식의 구성이다.
그러다 보니 2편에서 개그가 늘었다는 평가는, 영화 전반에 서로 다른 조합으로 개그를 구사할 수 있었다는 순간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론 그런 유머가 나쁘지 않았고, 과한 유머보단 오히려 감동적인 코드로 가는 후반부가 더 불호였다.
1편과의 또 다른 점은 스케일이 켜져서 액션의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1편의 가모라, 네뷸라(카렌 길런)의 액션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2편은 어딘가 싱거운 느낌이 들 가능성이 높다. SF영화에 어울리는 쪽은 2편이지만 타격감이 넘치는 액션보다 이미지로 남는 액션들이 많아 영화의 인상이 흐릿한 감이 있다.
이렇게 달라졌지만 그렇다고 2편이 부족하냐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1편과 2편 중 평생 하나만 보라면 1편을 보겠지만, 2편 역시 재관람을 고민할 정도는 된다. 가장 마음에 든 건 라쿤과 욘두(마이클 루커)의 액션 장면들이다. <가오갤> 시리즈의 가장 '쿨'한 매력인 캐릭터들의 성격이 액션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구성이 다소 난잡함에도 캐릭터들이 만드는 합으로 집중력을 놓지 않게 한다. 여전히 아쉬운 거라면 역시 지지부진하게 느껴지는 종반부. 이 영화가 가진 테마를 드러내기 위해 과하게 톤을 바꿔버린 느낌이 강하다. 이 부분은 <아이언맨 3>에서 토니 스타크의 고뇌를 그리려다 영화가 애매모호한 노선을 탄 게 생각날 정도다.
하지만 역시 <가오갤>이다. 136분이란 짧은 상영시간도 잊을 만큼 '쿨'하고 '어썸'하다. 이제야 2편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언제 3편이 나오나 기대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