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이 사라진 치열한 '사업'의 민낯
혼자 시간을 보내다 식사를 할 때면, 늘 햄버거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에게 맥도날드는 친숙하다. 패스트푸드의 위험성이나 맥도날드를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비난해도, 그 편리함은 한 번 접하면 쉽게 잊기도 어렵다. <파운더>는 편리함에 매혹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다.
<파운더>는 전적으로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이 중심인 영화다.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의 식당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넓혀나간다. 맥도날드 형제 역시 인상적인 인물들이지만 <파운더>의 추진력은 레이 크록이 담당한다.
거기서 이 영화의 재미가 존재한다. 맥도날드의 창립자는 누가 뭐래도 맥도날드 형제다. 하지만 영화 제목인 '파운더(설립자)'는 레이 크록이 차지하게 된다. 사실상 부정적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는 레이 크록을 영화는 전적으로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행동력을 계속해서 그려낸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접해본 적 있다. <소셜 네트워크>이다. <파운더>가 종반부로 치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저 영화를 떠올렸다. 다만 등장인물들이 젊고 연출에서도 다소 우아한 방식을 택한 <소셜 네트워크>는 약간의 낭만이 있을 수 있으나 <파운더>는 중년 사업자들의 이야기이고 그것을 한 사람의 성격을 통해 풀어냈다. 한평생 일에 빠져 살았던 레이 크록의 성격처럼 <파운더>는 우아하거나 낭만적인 것이 배제된, '계산'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
영화의 텍스트도 재밌지만 이미지 역시 구체적이고 어렵지 않아서 영화를 보는 내내 이입이 쉽다. 사업이 소재라 어떤 식으로 풀어갈까 싶었는데 레이 크록이란 인물 자체의 성격을 그리는 것만 해도 충분히 이야기가 풍부했고, 그걸 담는 영상도 명징했다. 특히 맥도날드 형제가 창립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감성을 아우르는 방식이라 인상적이다.
연기나 연출이나 다 좋은 작품이지만, <파운더>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며 어떤 면에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꽤 여운을 남긴다. 납득이 가면서도 동시에 부정하고 싶은 맥도날드 설립기는 한동안 머리 속에서 맴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