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플레 Jun 28. 2024

04) 인사팀 신입이 퇴사한 이유

B점짜리 인생에서 탈출하기


인생에서 꼭 필요한 과정은 어떻게든 찾아온다 다만 시기가 다를 뿐


회사를 그만둘 당시, 많은 이들이 퇴사를 말렸다.

말리는 이유는 다양했으나, 대부분은 무계획적으로

퇴사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그리고 특히나 요즘 같은 경기 불황기에는 신입으로 재취업하는 것도 어려우니, 경력직으로 이직을 할 만큼 커리어를 쌓는 것을 더 추천하였다.


이러한 생각을 안 해본 것이 아니었다.

이미 퇴사를 하고 쓰는 글을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믿기 힘들겠지만,

경제활동에 있어서 만큼은

계획성과 안정, 그리고 보수를 지향했던 삶이었다.


이에 대학교 시절부터 수많은 알바를 통해

여행 및 자취생활의 자금과 함께 경험 자산을 벌었고,

알바를 그만둔 대부분의 이유는 거주지 이전 또는 인턴 입사 등과 같은 상황적인 이유였다.

이후, 인턴으로 한 단계 더 향상된 경제활동을 하면서 현재는 그토록 꿈에 그린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였기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1년 만에 퇴사를 결정한 것이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그래서 퇴사 전, 몇 가지 인생의 갈래를 생각해 보았다.

그중 나의 니즈를 반영한 안정적인 커리어 루트가 바로경력직 이직이었다.


이에 시간이 흐르면 경력이 쌓이는 것에 기대어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으며 2년만 더 버텨보고자

스스로를 달래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에도 퇴사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회사에 있는 시간들이 더 이상 무가치하고

심지어는 시간낭비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했던 이유를 찾게 되어 편히 말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당시에는 왜 이렇게 직장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집착하는지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았고,

제발 남들처럼 직장생활을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부 축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생각하자며

스스로 주입식 교육을 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기에…

이러한 의미 없는 시간들 속에 나를 방치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못할 짓이라 여겨,

꿈에 그리던 퇴사를 결정했다.

이러한 생각의 굴레 속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니, 더 이상 타인의 말들은

나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했다.


그렇게 퇴사를 했다.


퇴사한 이후,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가지를 시도도 해보았고,

진정한 휴식에 대해서도 깨달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인생의 방향성은 나에게 항상 선택의 문제로 다가왔고,

선택에 대한 대가와 책임감이 따라왔다.

아마, 이러한 책임과 중압감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사를 망설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선택에 대한 책임이 또다시 나를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길만 택하도록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회사를 나올 당시에는 직장인으로 다시 살아갈 생각이 없다며 나왔지만,

휴식기동안 마음껏 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나의 인생을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면서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될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 결과, 지금의 나는 아직 너무 젊고

사업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희망하는 컨디션을 맞추어, 안정적인 수입과 함께 경험을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기에 조금 더 긴 휴식기를 가지면서 공부에 다시 몰두해 볼까 하였지만,

휴식기를 가지면서 가장 큰 느낀 점은

인생은 장기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나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빨리 성공할 수 있는 루트로 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 루트는 기회비용이 높고, 그만큼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낮았기에 하이 리스크의 방향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A플랜이 실패하면,

어느 정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 B플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삶을 설계하며 살아왔다.


이에 지금까지 나의 인생은,

내가 생각한 최고의 A플랜에는 다가가지 못하였고,

운 좋게도 빠르게 B플랜으로 전환이 가능하여

그동안 B점짜리 인생을 살아왔던 것이었다.

그러니 만족이 안되었던 것이 당연하였고,

심지어 B점이라고 생각했던 삶조차

막상 살아보니, 내가 생각한 B플랜의 삶보다 기대이하였다.

그렇기에 B플랜의 인생은 나에게 딱 B점짜리 인생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하늘을 치솟았던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방금까지 지나온 나의 삶에 대해서 강렬하게 일침을 날렸기에, 특별하고 새로운 삶을 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앞으로의 나의 삶도 지극히 평범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내가 원했던

나만의 특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평범한 삶 속에서 '장기 목표'를 가지고,

'세부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동안 인생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무가치함이 팽배했었기에,

또다시 직장에 들어가는 선택을 하더라도,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입사 지원부터 최종 입사까지,

꼼꼼하고 치열하게 원하는 조건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생의 설정값을 미묘하게 조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하루하루,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삶의 루트를 만들고,

스스로를 운영(management) 하며 살아갈 것이다.


다시 말하면, 회사에 귀속된 삶이라 하더라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설계하며

A플랜 인생을 목표로 하여,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살아갈 것이다.

이러한 인생 목표의 재설정에서 있어

가장 큰 공은 두말할 거 없이 ‘퇴사’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는 회사를 그만두고도 결국 다시

직장인의 신분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아니라고 생각할 때 그만둘 수 있는 용기를 배웠으며,

인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때에는

잠시 멈추고, 쉼과 사유를 하는 법을 깨달았고,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선

결국 타협은 없다는 점도 배웠다.

그리고 앞으로는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치열하게 찾아 나아갈 것이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무소속 백수의 신분으로 남게 되면서

불안감은 잠시 내려놓고,

지난날에 대한 성찰과 함께

앞으로의 방향을 정비하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이런 깨달음을 하루라도 빨리 알게 된 것이 감사하다.

인생의 흐름에 있어

아직 나는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도약기이기에,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인생의 값을 다시 설정하고, 커리어를 재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혹시라도 인생에서 ‘멈춤’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가고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들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도 무궁무진하기에

현재 구렁텅이 속에 빠진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자신을 믿고, 잠시 멈추어

상황을 전환하는 능력을 길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원치 않는 방향일 때 중단하는 힘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때의 기쁨을 알 때,

본인이 꿈꾸는 것들을 할 수 있는 의지와 열정이 비로소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나를 위한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