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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Oct 09. 2021

인생 참 재미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운전하다가 문뜩 혼잣말했다.


  “인생 참 재미없네….”


  이런 말은 혼자라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누가 있었어도 아무렇지 않게 중얼거리는 말이다. 그러다가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친구의 말을 듣고는 혼자 생각했다.

  ‘그 친구가 들었다면 뭐라고 생각할까?’ 

  그냥 하루 이틀 정도는 의식적으로 재미없다는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지 않는다. 왜냐면 난 진짜 사는 게 재미없기 때문이다.      


  인생 뭐 있어? 그냥 사는 거지.     


  주변에서 사는 것이 재미있다는 사람을 보면 고민이 없어 보인다. 아니면 그렇게 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을 들었다. 멘탈이 약한 나에게 꼭 전해주는 충고이다. 너무나 좋은 말들이기에 당시에는 잘 듣는데, 다시금 난 내식대로 살아간다. 마흔이라는 시간이 변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름의 차악임을 알기에 포기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까?    

  

  너는 뭐가 재미있어?     


  나이가 서른을 넘기고서 재미로 뭔가를 해본 기억이 없다. 20대에는 뭔가 놀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보는 추억들이 한둘 떠오르긴 하다. 그렇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서 아르바이트하고, 공부하고, 취업하고는 일하고, 가족을 돌보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이제 마흔이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주말에 그것도 덤으로 하나 더 붙은 휴무에도 나는 재미가 없다. 참, 사는 게 낙이 없다.      


  어떻게 살고 싶어?      

  

  참. 답이 없는데, 질문하면 난감하고 화가 난다. 그런데도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질문을 하며 답을 요구할 때는 오히려 묻고 싶다. 

  “그래. 난 어떻게 살아야 하니?”

  화가 나서 모든 것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 난 느낀다. 


  ‘그냥 재미없게 사는 게 나쁘지 않은 거 같아.’

  고통보단 하물며 분노보다는 솔직히 재미없게 이렇게 글을 쓰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이 좋은 것 같다. 재미있게 살면서 타인을 힘들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혼자 이런 재미없는 삶을 산다는 것도 타인에게는 문제가 있어 보일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런 재미없는 삶이라도 지켜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은 큰 욕심이 아니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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