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 않는 이 맛은 뭘까?
<그대 내게 다시>라는 노래를 아시는 분?
아마 노래 제목은 대충이라도 알고, 리듬도 알 것이다. 과연 부른 사람을 누구로 기억할까? 럼블피쉬로 안다면 2007년, 변진섭이라면 1992년에 이 노래를 들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 노래를 두 버전으로 알고 있지만, 가장 귀에 익숙한 멜로디는 럼블피쉬가 리메이크한 곡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노래 이야기를 하느냐면, 오늘 내가 먹은 이 치킨 때문이다. 좋은 곡이 여러 가수의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어서 나오는 것처럼. 치킨도 내가 알던 시골 통닭에서 고급스러운 치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어떤 치킨을 좋아하시는지? 물론 이 질문을 하면 너무 시끄러워진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니까. 평소에 나라면 교촌치킨의 레드 콤보를 먹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좀 다르게 치킨을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굽네치킨의 고추 바사삭 주문했다. 맛은 참 좋으나, 가끔은 변진섭의 노래가 듣고 싶은 것처럼. 나에게도 치킨은 원곡 같은 추억 있다.
아마 처음에 먹었던 치킨은 시장에서 파는 통닭이었다. 닭백숙만 먹다가 튀긴 치킨을 먹을 때는 묘하게 씹는 맛이 달랐다. 바삭거리는 식감은 부드러운 식감만 있는 그것과 달랐다. 그러다가 양념 통닭이 생기고, 달달한 양념 소스를 손가락에 묻혀가면서 어린 나는 맛나게도 먹었다.
물론 그때도 그랬지만, 치킨은 지금도 다른 의미로 쉽게 먹기는 힘든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 당시에는 아버지 월급날에나 한번 사서 오시는 특식이었다면, 지금은 배달비에 이것저것 붙어서 가격 부담이 적지 않아서 쉽게 주문 버튼을 누르기 힘들다.
그래도 주말에도 너무 열심히 일한 나에게 선물을 하듯이 치킨을 시켰다. 또 평소에는 먹지 않는 매장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말이다. 익숙한 맛이 좋은 것은 실패가 없기 때문이지만, 어쩐지 저런 것도 먹고 싶다는 마음이었을까?
배고픈 상태에서 허겁지겁 먹었다. 역시 조금 과하게 먹었던 것 같아서 다이어트 죄의식 때문에 비가 올지도 모르는 하늘을 두고 걸었다. 그냥 갑자기 듣고 있던 음악에서 <그대 내게 다시>라는 음악을 들었던 이유처럼, 질리지 않는 치킨의 다양한 맛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성시경이 부른 버전의 음악을 들었다는 기분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