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데 길을 가다 국숫집을 발견하면

시골 어디에 있을 듯 한 국숫집에서 한 끼

  세상에서 제일 많은 식당은 어딜까? 물론 밥집이겠지? 아파트 공사판에서도 밥집이 있으니, 가정집을 떠나서 먹고살자면 먹는 것이 그놈의 밥이니까.

  그럼 그다음이 뭘까? 시골에 면 근무를 여러 곳 하다 보니 다음은 중국집이라고 단연하는 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른바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은 밥집이 있을 것이고, 그 밥만 먹고살기 힘드니까. 중국집도 한 세트로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다음은 뭘까?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은 치킨집이겠다 싶지만, 넓게 본다면 그 메뉴로 많은 것이 국수 아닐까?

  유명한 곳도 있다. 그렇지만 유명하지 않더라도 지나면서 흔하게 보면 국수는 쉽게 할 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주 보였다.

  오늘 내가 갔던 국숫집도 그랬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이어주는 어느 시골도로를 따라서 가서도 결국은 잘 보이지 않는 주유소 한편에 자리한 행복국수.

  자주 가던 수제비집도 유명한 국숫집도 문은 닫아서 출출한 상황에서 보통은 지나쳤을 곳을 주차하고, 다양한 메뉴 중에서 얼큰 잔치국수를 하나 주문했다. 이곳에 사는 지인이 맛이 좋다고 했던 것 같았지만, 굳이 가지 않았던 곳에서 '얼큰'이라는 이름에 여러 국수의 모양을 상상했는데, 맑은 잔치국수에서 청양고추와 옅은 붉은 국물에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맛이었다.

  거거에 잘 익은 김치와 열무김치까지 국수와 함께 먹으면 적당히 감칠맛이 도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기름진 고기에 후식으로 딱 먹고 깔끔하게 입을 개운하게 할 맛이고, 소주 한두 잔을 털어 넣으면 딱 적당할 끌림이었다.

  간혹 그런 생각을 했다. 과거에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어딘가를 가야 했다면 역으로 달려갔던 시절. 편의점도 없어서 가장 늦은 시간까지 출출한 배를 달래주던 곳에서 파는 것은 잔치국수였다.

  약간 허기진 나의 배와 마음에 행복국수라는 곳에서 살짝 추억을 떠올리는 맛이라서 주말의 어느 날 해지기 전에 국수 이야기를 살짝 던져본다. 지금 출출할 때 보이는 그곳이 국숫집이라면 드셔보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