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나루터>에서 참게 수제비에 공깃밥
불금의 술이 위장에 잠시 남았던가? 해장을 위해서 참게수제비 맛집인 <나루터>에 갔다. 비가 오는 주말에 쫀득한 수제비와 살짝 매콤한 국물을 마시면 해장이 될 것 같은 기분? 아마도 참게라는 독특한 메뉴가 생각나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이 맛은 자주 내 글을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곡성에 가면 꼭 드셨으면 하는 맛이기에 적절한 표현을 하자면, 일반 수제비의 쫀득함과 신라면 같은 칼칼함에 다슬기 수제비와 다른 씹히는 맛을 가진 고급진 수제비라는 것이다. 뭐 일단 먹어보면 안다. 그렇지만 먹기 힘든 맛이기에 나도 가까운 지인이라면 꼭 대접하는 음식이다.
이날도 수제비를 먹기 전에 다슬기 전을 야무지게 먹고는 수제비를 해장하며 먹었는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수제비에 밥이 들어가면 어떤 맛일까? 라면을 보글보글 끓여서 면과 김치를 함께 먹으면 그 맛도 일품이지만, 신기하게 찬밥에 국물과 말아먹는 맛은 또 색다르다.
그렇게 시도해 본 결과는 역시나 맛이 좋았다. 수제비도 좋지만, 성인 남성이 먹기에 살짝 부족한 느낌의 수제비 대신에 국물에 힘이 빠진 밥알이 목구멍에 넘어갈 때는 묘하게 흡입력이 있었다. 나도 수제비라면 전문가라고 생각했지만, 맛의 조합은 역시 경험하고 볼 일이다.
혹시나 수제비가 먹고픈 어느 날에 몹시 배가 고프다면, 공깃밥을 미리 시켜 놓고 마지막에 첨벙 빠트려 놓고는 먹어 보자. 아마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