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노화 중
내 차는 2015식 엑센트다.
생애 첫차고, 이 녀석을 타기 위해서 1년을 자전거 출퇴근을 했다. 33살에 자기 차를 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돈이 필요했지만, 일단 자기 분수를 알아야 했다. 사회 초년생이 36개월 할부를 해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란 건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막연하게 3년 이후에 차를 바꾸면 되지 싶다는 마음으로 샀는데, 벌써 만 5년이 되었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 내가 전주를 달려오는 길은 왕복 190km가 되었고, 내 차가 5년이 되어가면서 슬슬 잔고장이 생겼다. 차를 구매하고 3년 정도는 집과 직장 거리가 가까워서 2만 km도 안 탔는데, 산내면사무소로 발령을 받고 1년 조금 넘으니 4만 km가 넘어버렸다.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서 근처 방을 잡고 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차가 고장 나면 무척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에 3개월에 한 번은 카센터에 가서 기본적인 점검과 소모품 교체를 맡겼다. 그것을 위해서 나는 매달 20만 원은 따로 통장에 예비비를 두고 관리했다. 그리고 매일 간단한 차계부를 작성해서 주행거리와 소모품 교체 목록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꾸준하게 해 오는 일이라서 언제쯤 소모품을 교체하고 정비를 해야 할지 예측했다.
사실 이렇게 관리를 했지만, 지금은 중고차 가격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는 차를 위해서 어느 순간까지 부품을 교체하는 정비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 보통 차를 교체하는 시점은 차가 제 수명을 다하는 시점까지가 아니다. 대부분 유지비보다 신차 구매비용이 비슷하다는 심리적 한계치에 차를 교체한다. 게다가 결혼을 하거나 승진을 하는 환경적 요인이 생기면 결심은 방점을 찍는다.
어느 순간 차와 삶이 일체가 되면서 인터넷에서도 자동차와 인간의 몸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자주 들렸다. 차를 함부로 몰면 결국 차 수명이 줄어들고, 설령 관리를 잘하더라도 차량 연식은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는데, 더운 날 에어컨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떠나서 엔진 소리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내 차의 수명도 슬슬 걱정된다. 아직 5만 km밖에 안 된 내 차의 수명을 논하는 것이 이르지만, 그러한 걱정과 우려는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결국에는 차를 교체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다음 차종을 검색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
하물며 내가 타고 있는 엑센트를 두고도 이러한 마음인데, 어디 고장 났다고 몸을 바꿀 수 없는 내 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차가 없는 불편함이 걱정되어서 분기마다 차량 점검을 하는 시간은 있어도 2년에 한 번 있는 건강검진은 일상에 큰 결심을 해야 오게 되는 지금 상황에서 과연 내 몸과 차의 수명은 어느 것이 중요할까?
간혹 상상해본다. 내가 산 첫차를 죽을 때까지 몰아야 하고, 이 차가 폐차되는 날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일까? 포니(현대자동차의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라는 차를 잘 정비해서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취재해서 방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차의 최소 생산연도가 1975년이다. 내가 1983년생이니까. 생각해보니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이 아닌데, 앞으로 40년을 내 차를 타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아찔함이 느껴졌다.
내 차가 45년을 도로를 달릴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80세까지는 건강하게 생활을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을 하다가 내 차는 박물관에 가거나 아니면 난 이대론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에 쓴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