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회 회원들 안내판

여러분도 동기들이 있나요?

by 이춘노

잘 나갈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힘들어질 때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친구라고 한다. 나에게는 평생의 친구 둘이 있고, 임용되고서는 동기 6명이 내 주변을 지켜주고 있다. 이를테면 면서기 지킴이다. 같이 임용되었던 여자 동기 2명은 얼마 되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갔기에 논외로 하고, 현재 나에겐 동기 6명이 있다. 2014년 8월 8일. 같은 날에 일하게 된 사회복지 동기들. 특이한 건 모두 남자라는 점이다. 그리고 성별이 같은 거 빼고는 나이도 성격도 모두 다양한 사람들이다.


편의상 이름 대신 그냥 부르기 편한 호칭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나이순으로 쭉 나열하면 제일 큰 형님이 있다. 39살에 임용되어 우리 7명의 총회장님 역할을 하는 정신적 지주이다. 다른 곳에서 기계설계 일을 좀 하다가 왔는데, 외모로는 언뜻 보면 탤런트 정보석을 닮았다. 맏이답게 동생들의 걱정을 많이 하고, 카페모카 휘핑 뺀 음료만 먹는 멋진 고집을 가진 형님이다. 그리고 나와는 인근 동에서 근무해서 운전을 못 해 쩔쩔매는 동생을 위해서 흑기사 역할도 했다.


둘째는 나보다는 2살 많은 대불(大佛)이 있다. 멋진 체격에 귀여운 미소를 가진 매력 만점 대불은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다가 온 능력자이다. 대불은 참 일을 조용히 잘 처리한다. 말로는 노는 거 같아도 무심한 척 챙겨줌이라서, 아닌 척 챙겨주는 세심한 성격의 소유자다.


넷째로는 강 씨가 있는데, 나보다는 한 살 적은 동생이다. 모든 일에 열심히 하는 편으로 마음도 착한 친구이다.

다섯째로‘4층 원탑’은 딱 교회 오빠이다. 키도 크고 나름 안경만 벗지 않는다면 위트 넘치는 매력 덩어리다. 주변에 도착함 바이러스를 뿜어내는 성격으로 인정받는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누구에게나 친절하다가도 막상 동기들 앞에서는 풀어진 모습으로 모두를 이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여섯째는 키도 크고 항상 웃고 다니는 ‘무찬’이다. 제일 먼저 시청에서 일했던 동기인데, 화내는 적이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나름의 자유로운 영혼은 4층 원탑과 비슷해서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우리‘찍찍이’는 25살에 입사해서 현재는 30살인 우리 동기 중에서 막내다. 첫인상으로는 딱 보면 귀여운 고등학생으로 보인다. 외모도 그렇고 하는 짓이 다 귀엽다. 다만 일하는 스타일만큼은 과감하고 고집이 있어서 소심한 나와 어울릴까 싶지만, 7살의 나이 차이에도 제일 많은 대화를 하는 동기이다. 역시 동기는 나이를 떠나는 특수한 존재인 것 같다.


이런 우리는 임용된 시기를 기점으로 그 해를 기념으로 전체가 모여서 잔치를 한다. 남자 7명이 모여서 밥 먹고, 술도 마시지 않고 커피숍에서 수다를 떤다. 첫해에는 전남 구례군에 수락폭포라는 곳을 갔다. 8월 피서철에 자동차 두 대로 함께 수락폭포를 갔지만, 자리가 없어서 비탈길 공터에서 치킨을 먹고, 밤늦게까지 축구를 했다.

다음 해에는 갈 곳을 못 찾다가 구례 장날 시장에서 시식 방송을 전개하다가 피시방에서 라면을 먹으며, 게임을 했다. 적어도 한 달에 둘셋 모여서 노는 것 말고도 두 달에 한 번은 어렵지만, 모여서 밥을 먹는다. 그런 나의 동기들은 앞으로 내 글에서 많이 등장할 것이기에 차차 설명하겠다. 그냥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한 번 기억하길 바란다.


- 덧붙이는 말


최근에 나의 동기가 떠났다. 하나가 빠져서 이제는 6명. 다섯째가 가버렸다. 그 동기가 떠나고 송별사를 써서 보여주고, 참 마음이 아팠다. 2019년에 <산골짜기 면서기 보호구역>이라는 비매품 책을 만들면서 나는 동기의 글을 제법 넣었다.

브런치 북에는 내용이 너무 적게 저장되어서 뺀 글이었지만, 가버린 동기가 생각나서 무심코 올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올린다.


여러분도 동기가 있을 것이다. 아마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지도 되지만, 결국 자리에 싸움이 난다. 그럼에도 난 동기들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떠난 동기를 위해서 송별사를 쓰면서 참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다음 송별사는 정년 퇴임을 하는 나의 큰 형님을 위한 글이 처음이고, 마지막은 막둥이 동기가 퇴임하는 순간이 오면 쓰고 싶다. 그러한 마음에서 간절한 소망은 고난 속에서 버팀목이 되어준 그들을 끝까지 보고 싶다는 것.


이 글을 쓸 당시는 2019년. 다시금 올리는 올해는 2022년이다. 과연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얼마나 변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며, 글을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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