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자기야!
자기도 힘든 적 많지?
나도 힘든 적 많아.
지금이 그래.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니까 정신도 같이 힘들어지더라.
친구 만나는 것도 부담스럽고
슈퍼에 가도 통장잔고부터 확인하게 되고 말이야.
물론 그 외에도 힘든 건 천지삐까리로 많지만 다들 알고 있을 테니 생략할게.
그런데,
좋은 것도 있어.
나쁜 것과 좋은 건 항상 같이 오잖아. (좋을 때도 나쁜 게 같이 오고)
(젊었을 땐 이 말도 정말 싫었는데 살아보니 맞는 말이더라.
예전엔 좋으면 좋은 거지 왜 나쁜 것도 온다고 그래? 싶더라고)
좋은 건
자만했던 내 모습을 알게 되었다는 거야.
내가 생각하기에 불쌍한 지인들을 보면 혼자 애처로워하고 안 됐다고 여기며 그들을 폄하했어.
그들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 텐데 내 기준에 '불쌍하네~'그런 거지.
어쩌면 나의 우월감을 거기서 찾으려 했는지도 몰라.
그들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도움을 주며 자뻑하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상대가 고맙다고 인사 안 하면 혼자 서운해하던 내 모습도.
또 좋은 건
주변 사람들이 자동으로 가지치기가 되는 거야.
물론 그들도 나만큼 힘들기에 뜸해진 것도 있을 테지만, 힘들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 진짜 고맙더라.
쥐꼬리만 한 자존심조차도 내려놓을 만큼
솔직하게 내 사정을 말하며 눈물 흘릴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인복이 있는 거더라고.
그리고
이제야 행복이 보여.
바닥에 내려오니,
내게 가장 중요한 게 '가족'이더라.
돈이 있을 땐 '가족'이 뒷전이었거든.
나중에 어디 가면 되고, 나중에 같이 하면 되고, 나중에, 나중에로 하염없이 미뤘거든.
이젠 가족이 첫 번째야.
멋들어진 여행도 펜션도 못 가지만
집 앞 공원 한 바퀴 같이 걷는 게 이토록 눈물 날 만큼 좋은 건 줄 알았을까?
이젠 알아.
물론 아직 바닥에서 조금씩 기어 올라가는 중이야.
어제는 친척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
"너무 힘들 때, 사방팔방 길이 막혔다고 생각할 땐 하늘을 봐. 하늘은 뚫려있어!!! 알았지?"
그분도 정말 힘든 시절을 보내셨었거든.
오늘 잠시 걸으며 본 하늘을 공유할게.
혹시 자기도 힘들면 하늘 올려다봐.
그 길은 하염없이 펼쳐져있으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