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교향곡이고팠던 몸의 시詩

by 거울아거울아






1





내 몸의 몽정夢精숲을 사랑한다


칸칸이 쪼개어진 나의 가지,


나의 나무들은


죽은 채로 영원히 살아서


언제까지고 침묵의 성가를 흥얼거리며


애무의 낮과 밤을 거슬러


사랑으로 긴긴 푸념을 늘어놓다가


심장으로 모여든 육신의 조각들이


내 슬픈 영혼을 살리던 날


그날에, 숲은 비로소


나의 해가 될 것임을


달콤한 꿈처럼 믿게 되고 마는,


붙잡고만 싶은


기필코 사랑하고픈 자유에 다름 아니니.




뺨을 스쳐간 손가락의


가녀린 떨림을 기억하는 만큼


딱 그만큼 눈망울은


반짝거리기를 멈추지 않고


붉게 태우던 미소로 춤을 추던


잇몸 옆 표정에 매달려


긴장하는 귓불을 간질이고


성 깊은 계곡에 세찬 눈물이 흐르듯


하염없이 물레를 돌리던 핏줄의 역사에


나의 목선이 새콤하게 울던 날


그날에, 울지 마라던


엄지의 위로慰勞 아래


매끈한 젖무덤에 파묻힌


너의 가슴도 따라 울기를 수차례


정이 아름답게도 찢어질 수 있음을


철학처럼 깨닫게 해 준


입술의 기억을 좇아


보조개마저 앳된 스텝을 밟아가는


성긴 길, 들뜸의 여정




2




찰진 어스름 뒤꼍에 숨어


피타고라스의 도형을 안고


점点인 양 둥글게 누워


그림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너의 눈동자, 나의 검붉은 이슬들




3




경직된 어깨를


찰랑이도록 어루만질 줄 아는


손금의 운명에 가닿는 아침


꿈틀거리는 오 절五節(발가락)의 새를


등짐 지듯 이고 가는


발등의 고행에 머무르는 창窓


애면글면 발목에 이르려 툭 불거진


복사뼈의 시름을 위로하는 아킬레스


결이 고운 등을 타고 내려온


빗줄기(머리칼)에 실린


새벽의 오르가슴을 연주하는 시詩


가지의 향香,


나무의 시詩



4




고막의 진동을 한달음에


받아 챙긴 달팽이관처럼


감각은 즉각적인 반응이란


새끼를 낳고 쇄골의 여울을


담담히 예비하는 가슴골처럼


본능은 고독한 자기애란


몽정夢精을 준비하고


관자놀이의 장단에 맞춰


가늘게 속살거리는 속눈썹처럼


사랑은 맵시 없이 모호하나


살가운 기운을 낳고


혀의 분화구, 돌기에 얽힌 전설을


해부하는 유두처럼


나무는, 숲은 바람처럼


아랫배를 지나 배꼽에서 머물러


나의 詩가 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아픔을 본다


결핍과 잉여의 샘으로 남아


잔잔하니 오래도록,


반드시 기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자위를 키운다




5




몸은 숲이다,


숲은 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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