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의 세이렌에 맡겨 '아' 해보세요.

촬영 장소 ; 전북 전주시 알라딘 중고 서점

by 거울아거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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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가 동료들의

양 귀를 다 막은 후,

배의 돛 기둥에 자신만은 밧줄로

꽁꽁 묶었어요.

왜?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세이렌의

노래가 듣고 싶어서

동료들은 세이렌으로부터 구하고

자신의 욕망은 해소했으니

일석이조, 일거양득인 처사죠.


자, 거울이 쏘는 빛 한번 맞아보셔요.


부조리의 세이렌, 그 강력한 운율에

붙들려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서도

의식만은 단단히 깨어있는 것.

그 깨달음이 곧 어떤 행동을

촉구할 확률이 높아요.

이는 곧 시지프스가 돌을

계속 밀어 올리는 일의

권태로움과도 연결됩니다.

내일과 희망, 신을 찾아

도피 행각을 벌이려는 시도는

부조리의 노예가 되는 것과 같아요.



집중해 보세요.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저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시지프 신화》를 재독해야 했고요.


각설하고, 결론은 이래요.


일례로 지금 이 순간,

제 글이 참으로 모호한

안개 같지 않습니까?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당신은 지금 저 안개를,

알쏭달쏭 이해 못 할 글이라는

현실을 알아버렸으니까요.

바로 그 지각 자체가

당신을 부조리에 순응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용기 있는,

필멸의 존재로 만들었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인정하는 존재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희귀한

부조리 사냥꾼인 셈인 거죠.



자, 이제 활시위를 당길 차례입니다.

과녘은 어디인가요?




2




아뿔싸!

저녁시간이 되어가네요.

오늘은 또 뭘 먹나?

목살 돼지고기를 푹 고아

짭짤한 된장 한 티스푼 푹 찍어

채 썬 마늘, 양파 넣고

상추로 돌돌 말아

그대에게 한 쌈 먹여주고픈

그런 시간이네요.



아~, 해보세요.

부끄러워 말고 어서 어서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