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연두와 블랙의 창

by 거울아거울아





울창한 밀림 대신 책을 배경으로 한 마리 공룡이 걸어가고 있다. 비타민 영양제는 그의 추종자. 오리온 초코파이도 섬섬옥수 쌓여 있다. 그 달콤한 손들의 합장을 달력이 막아선다. 멀대처럼 선, 키 큰 와인은 숨어 적들을 살피고 있다. 그는 보이지 않는다.


시시 탐탐 자신을 노리는 공룡을

세월 왼편에서 내려다보는

주인을 잃은 뱀의 허물이다.


수년전 건강하고 질긴 풀이 먼저 베였다. 다음은 그보다 더 단단한 나무, 마침내 살아 활보하는 거대한 몸집의 생물들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사냥꾼들이 결코 베지 못한 한 가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시간'. 절대 거꾸로 걷는 법이 없는 녀석은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이미 멸종한 것들을 침묵으로 부활시키는 데 한 몫하면서 자신의 세를 부단히 키워나갔다.


적막이 새처럼 우짖는 새벽, 2월 연두와 블랙의 창들이 날 바라보고 있다. 빼빼 마른 미니 공룡이 비틀비틀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